![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출처=CJ제일제당]](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0890_698230_810.jpg)
CJ제일제당이 사료 제조·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를 네덜란드 사료기업 로얄더회스(Royal De Heus)에 매각한다. 매각가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CJ제일제당이 추진 중인 비주력 사업 정리 및 재무구조 개선 전략의 일환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CJ피드앤케어 지분 100%를 로얄더회스에 매각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매각이 확정된다. 매각가는 기업가치 기준 약 1조2000억 원 내외로 추산된다.
CJ피드앤케어는 CJ제일제당이 2019년 7월 생물자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법인이다. 돼지와 닭을 주 품종으로 사료 제조와 축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미트마스터(Meat Master)' 등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7개국에서 27개 사료공장을 운영 중이다.
CJ피드앤케어는 2021년 영업이익 1506억 원을 기록하며 효자 계열사로 꼽혔으나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돼 2022년에는 77억 원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적자를 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매출 2조3085억 원, 영업이익 74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이 이뤄지자 복수의 글로벌 기업이 인수 제안을 내면서 매각 논의가 본격화됐다.
CJ제일제당은 2019년과 2020년에도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전례가 있다. 2019년에는 네덜란드 사료기업 뉴트레코(Nutreco)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 이견으로 결렬됐다. 2020년에는 글로벌 IB를 선임해 다시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 희망자가 부족해 중단됐다.
이번 거래는 세 번째 시도 끝에 이뤄진 성사로, CJ제일제당의 사업 구조조정이 가시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인수 주체인 로얄더회스는 1911년 네덜란드 드헤우스(De Heus) 가문이 설립한 곡물·사료 전문 기업이다. 현재는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7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글로벌 10위권 규모의 사료 제조업체로 꼽힌다.
로얄더회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축산·사료 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매각을 통해 조 단위 현금 유입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재무 건전성 개선과 미래 신사업 투자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이미 중국 바이오 자회사 'CJ유텔바이오텍'을 미국 케민 인더스트리즈에 매각하는 등 비주력 자산 유동화를 진행해왔다. 또한 지난해 중국 자회사 지샹쥐 지분 60%를 약 3000억 원에 매각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비비고' 등 주력 식품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미국 사우스다코타, 헝가리 부다페스트, 일본 지바현 등에 총 9000억 원 규모의 신규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바이오, 식품, 사료 등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들어 핵심 경쟁력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번 CJ피드앤케어 매각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 축인 K-푸드 및 그린바이오 중심의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앞서 추진했던 그린바이오 사업(약 6조 원 규모) 매각은 중도에 백지화됐지만, CJ제일제당의 비핵심 자산 매각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