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출처=연합 ]](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032_699541_2417.jpg)
금융감독원이 회계법인에 ‘감사품질 중심의 경쟁 질서’를 주문하며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회계법인의 진정한 경쟁력은 단기 이익이 아니라 감사품질에 기반한 장기적 신뢰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보수 중심의 과도한 경쟁이 감사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감사위험을 고려해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고, 감사품질을 반영한 평가·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감사품질이 우수한 회계법인에 대해 감사인 지정에서 우대하고, 품질관리 수준에 따라 감리주기를 차등화할 방침이다.
그는 또 “회계법인이 구성원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공익과 감사품질을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며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과 독립성 강화를 당부했다. 특히 비감사용역 수행으로 감사인의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네트워크 회계법인’까지 공시 의무를 확대할 계획이다.
분식회계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왜곡표시 가능성을 철저히 검증하라”며 “고의 분식회계 가담·묵인 시 등록취소나 업무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고의·장기 회계부정에는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고, 경미한 위반이 반복될 경우 내부회계 감사 조치 등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사보고서를 “기업과 자본시장을 잇는 소통의 창구”로 규정하며 “핵심감사사항(Key Audit Matter)을 통해 경영진의 판단과 감사 대응 과정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금융상품이나 가상자산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투자자 보호 차원의 철저한 검증을 주문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감사혁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반복 업무 자동화와 검증범위 확대를 통해 효율성과 효과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며 “기술 활용과 판단 능력의 균형, 데이터보안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감사인은 자본시장 신뢰의 최전선에 있다”며 “금감원은 건전한 경쟁과 혁신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회계업계와 열린 자세로 소통하며 자본시장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상장법인의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12개 회계법인 CEO들이 참석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최운열 회장을 비롯한 업계 주요 인사들은 감사품질 향상과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디지털 감사기술 도입과 감사인지정 제도의 합리화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건의하며 감독당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회계업계의 건전한 경쟁과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