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발표했던 if kakao 25 [출처= 김채린 기자]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발표했던 if kakao 25 [출처= 김채린 기자]

“카카오톡 롤백, 정말 기술적으로 불가능한가?”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질문이다.

16일 ICT 업계 등에 따르면 이같은 질문에 카카오가 지난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힌 발언 이후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다. 당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은 “업데이트 이전 버전으로의 완전 복원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일부 기능 조정은 가능하지만 전면 롤백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온라인과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기술적 불가능’이라는 진술의 진위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기된 이 논란은 단순한 기능 문제를 넘어 플랫폼 기업의 책임, 이용자 선택권, 그리고 IT 인프라 설계 철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카카오가 지난달 23일 ‘이프카카오’ 콘퍼런스를 통해 대대적인 카카오톡 인터페이스 개편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핵심은 친구탭을 격자형 구조로 전환하고, 숏폼 중심의 피드 콘텐츠를 노출시킨 것이다.

하지만 “카톡이 인스타그램이 됐다”는 이용자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이례적으로 업데이트 엿새 만에 카카오는 UI 일부를 ‘기존 구조’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카카오는 “친구탭을 기존 친구목록 형태로 되돌리고, 피드 게시물은 별도 ‘소식’ 메뉴로 분리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부분 복원’이다.

그럼에도 이용자 불만은 진정되지 않았다. “예전으로 완전히 되돌려달라”는 요청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1점 리뷰로 이어졌고, 심지어 개발자들이 직접 나서 “기술적으로 복원은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커뮤니티 등지에서 다수의 개발자들은 “구버전 그대로 롤백하는 방식은 충돌 우려가 있으나, 최신 버전에 구 인터페이스를 탑재하는 식의 복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말하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표현이 실질적인 불능이 아닌 경영적 판단 또는 우선순위 조정의 결과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즉, 과도한 유지보수 비용, 데이터 정합성 리스크, 트래픽 유도 등 복합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카톡팝’이라는 AI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하며 이용자 조롱이 문화 콘텐츠화된 점은 단순 불만을 넘어선 신뢰 붕괴로 해석된다. 유튜브와 SNS에서는 풍자 음악과 영상이 수십만 회 이상 재생되며 홍민택 카카오 CPO(최고제품책임자)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논란은 사내 문화로까지 번졌고, 카카오는 결국 일부 항목을 나무위키에서 임시조치 요청했다가 반려되며 또 다른 여론 반발을 자초했다.

이에 카카오는 4분기 내 복원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훼손된 사용자 신뢰는 기술 조정만으로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광고 수익 중심 전략이라는 의혹도 불신을 더했다. 우 부사장은 국감에서 “수익 목적은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이용자들은 “왜 불편한 기능만 고집하는가”라는 근본 의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 UI 실험의 실패가 아니라, 거대 플랫폼의 기술 전략·조직 문화·이용자 소통 부재가 복합적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용자들은 단지 기능 복원이 아닌, 앞으로 업데이트 과정에서 어떤 권리를 보장받고,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기술적 불가능’이라는 선언이 이들에게 면책 사유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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