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한상공회의소]](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453_699993_5423.jpg)
전 세계의 자본과 인재가 모인 미국 실리콘밸리가 인공지능(AI)을 축으로 다시 부상하는 가운데 한국의 AI 전략에 대한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회입법조사처와 1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한·미 혁신생태계 및 AI 미래전략’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션 란돌프(Sean Randolph) 베이 카운슬 이코노믹 인스티튜트(The Bay Council Economic Institute) 시니어 디렉터,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성욱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이규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 최동현 쿼타랩 대표 등 약 70여 명이 참석했다.
■AI 투자, 실리콘밸리가 세계 중심으로 재부상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션 란돌프 디렉터는 "2024년 전 세계 벤처투자금 중 AI 분야가 37%를 차지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내 AI 투자금의 76%가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집중됐으며, 2024년 AI 투자 유치액 상위 5개 기업 모두 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미국 내에서도 혁신 생태계가 가장 탄탄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161개 가운데 64개(40%), 펜타콘 기업(50억달러 이상) 79개 가운데 45개(57%)가 이 지역에 위치해 있다.
란돌프 디렉터는 "북미 지역 AI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샌프란시스코가 973건으로 가장 많고, 이는 2위 뉴욕의 3.5배 수준”이라며 "AI를 기반으로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한 번 경제적 부흥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AI 투자는 기술 발전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글로벌 자본의 재집중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美 1090억달러·韓 13억달러…투자 격차 '80배'
대한상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AI 민간 투자 규모는 1,090억달러로 한국(13억달러)의 80배를 웃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실리콘밸리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AI 혁신의 글로벌 선도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며 "한국형 AI 유니콘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등 경직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강 본부장은 "한국은 AI 기술력과 인재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지만,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며 "규제 혁신 없이는 민간 투자 확대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GPU 1.3만장 vs 72만장"…AI 인프라 격차 '뚜렷'
두 번째 발제자인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주요국은 안정적 정책 환경 아래 AI 분야에 자본을 집중시켜 왔지만, 한국은 투자 속도와 규모 모두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최근 추경을 통해 1.3만장의 최신 GPU를 확보한 데 반해, 미국은 민간기업 오픈AI(OpenAI) 한 곳에서만 72만장의 H100 GPU 모듈을 가동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에서 양국 간 격차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정 조사관은 "정부 중심의 정책 추진만으로는 AI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며 “민관 협력, 규제 혁신, 인센티브 확대 등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조사관은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6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AI 기업 및 시장 성장을 위한 과감한 규제 혁신 △공공부문 AX(디지털 전환) 확산을 통한 시장 수요 촉진 △민간 AX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데이터센터 및 전력망 확보 지원 △민관 협력 기반의 대규모 투자 확대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 생태계 구축 등이다.
이규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AI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산업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민간 참여의 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AI 인프라 확충과 인재 양성, 데이터센터 활성화 등을 담은 AI 지원 법안들이 현재 22대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