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유통업계의 매출 회복에 직간접적인 기폭제로 작용하며 뚜렷한 온도차를 만들고 있다. [출처=오픈AI]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유통업계의 매출 회복에 직간접적인 기폭제로 작용하며 뚜렷한 온도차를 만들고 있다. [출처=오픈AI]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유통업계의 매출 회복에 직간접적인 기폭제로 작용하며 뚜렷한 온도차를 만들고 있다. 특히 편의점과 백화점은 소비 심리 개선과 자산 효과 등에 힘입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은 반면, 대형마트는 소비쿠폰 수혜에서 철저히 배제되며 구조적인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쿠폰 지급 이후 6주간 사용 가능 업종의 매출은 지급 전보다 평균 4.93%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편의점과 백화점의 실적 개선세를 공식 통계로 확인했다. 지난 7~8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1.1% 상승했고, 백화점도 5.1%, 2.8% 증가했다.

편의점은 쿠폰 수혜 직접 대상이었다. 각사는 대규모 할인행사, 모바일 기반 배송 서비스, 초저가 자체 브랜드(PB)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가성비에 민감한 소비자의 수요를 정확히 공략했으며 추석 명절까지 겹쳐 효과가 극대화됐다.

실제로 GS25는 추석 시즌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29.2% 증가했고, CU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26.2%, 20% 성장률을 기록했다. CU의 온라인 주문 플랫폼 ‘포켓CU’를 통한 명절세트 홈배송 매출은 무려 83.8% 늘었다.

백화점은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돼 직접적인 수혜는 없었지만, 소비쿠폰으로 촉발된 소비 심리 개선의 간접 수혜와 자산시장 활황에 따른 고가품 수요 집중으로 실적 회복 흐름을 탔다.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백화점 소비로 이어졌고, 긴 추석 연휴 동안 여행 수요 대체 심리로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50만~100만원대 프리미엄 한우세트는 조기 완판됐고,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한우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백화점 기존점 기준으로 3·4분기 매출 증가율을 4~6%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소비쿠폰에서 배제된 데 따른 역효과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8월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나 감소했다. 추석 시점이 지난해보다 약 20일 늦었음에도 매출 부진은 두드러졌으며, 명절 특수 역시 전통시장이나 온라인 채널 등으로 분산됐다. 

실제로 이마트는 소폭 증가에 그쳤고, 롯데마트는 전년 수준, 홈플러스는 5% 이상 매출이 줄었다. 특히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는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며 역성장을 기록한 유일한 유통업체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부진은 단순히 소비쿠폰 제외에 그치지 않는다. 중간 가격대 중심의 전략은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양극화된 소비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했고, 온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 전환에도 뒤처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가 소비자에게 ‘찾아올 이유’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유통업계는 소비쿠폰에 힘입은 소비 회복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외부 수요 확대 요인이 가세하며 실적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이 촉발한 소비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모든 업태에 동일한 해답을 주진 않았다.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양극화된 소비 흐름 속에서 편의점과 백화점은 빠르게 대응하며 실적을 끌어올린 반면 대형마트는 여전히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회복세를 탄 채널들의 매출 우상향 곡선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쿠폰뿐 아니라 계절적 요인, 외국인 관광 수요 확대가 4분기 실적을 견인할 것인데, 여기에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APEC 정상회의 등 외부 변수도 유통가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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