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출처=현대자동차]](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548_700109_5945.jpg)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탄소중립 딜레마에 빠진 가운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또한 EREV 출시를 예고해 시장의 수혜를 입을지 기대가 쏠린다.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유럽 환경 단체 중심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환경 단체는 PHEV의 탐소 감축 효과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한다. PHEV는 15~30kWh 규모의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가 탑재된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실제로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내연기관 모드로 주행하는 경우가 높다는 비판이다.
유럽 교통환경연합(T&E)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환경청에 제출된 2023년 PHEV 모델 12만3000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공식 배출량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공식 주행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0km당 28g/km였으나, 실제 135g/km에 달했다.
또한, PHEV는 가속 시 엔진이 개입한다. 배출량이 100km당 68kg이기 때문에 친환경차 혜택을 줘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PHEV 쓰임새를 재검토해달라는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및 자동차 제조사들의 입장과 대치된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설정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PHEV를 친환경차로 인정해달라고 주장한다. 현재 EU 집행위는 오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순배출을 최소 55% 감축하기 위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하는 등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NDC는 지난 2015년 파리협약에 따라 탄생했다. 195개국이 지구 온난화 방지에 합의함에 따라 각국은 NDC 목표를 설정해 국제사회에 제출하고, 5년마다 이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확산하면서 수송 부문 NDC 목표 달성은 수월해 보였다. 그러나 전기차 가격, 충전 인프라 보급 문제 등이 겹치면서 확산 속도가 느려졌다. 게다가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장악함에 따라 자동차 산업을 먹거리로 삼는 주요 국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럽 주요 제조사는 PHEV가 전동화 전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PHEV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PHEV가 사실상 내연기관차처럼 쓰이는 비중이 높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NDC 목표를 이행해야 하는 EU 집행위도 고민이 커지게 됐다.
![EREV [출처=현대자동차]](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548_700110_029.png)
PHEV를 둘러싼 논란에 EREV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EREV는 주유하는 전기차다.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맡으며, 오직 전기로만 구동한다. 충전의 불편을 해소한 것이다.
또한,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감성을 제공하며 최대 주행 거리가 1000km에 달한다. 탄소 배출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는 않지만, PHEV보다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EREV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며 전기차 대비 55%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채택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EREV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미국과 중국 시장에 EREV를 선제적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상황에 따라 현대차는 유럽 등에도 EREV 판매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EREV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서 "중대형차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 출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