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1 인천기지]](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720_700304_19.jpg)
지난 8월 E1 인천기지에서 발생한 LP가스 누출 사고는 부적합 자재 사용과 부실 시공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고 발생지는 각가지 위험시설이 집중된 곳이지만 정부나 지자체 안전관리 사각지대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입수한 사고 조사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1시간30분 동안 22.8t 규모의 LP가스가 새어나갔다.
당시 8월 6일 낮 12시28분쯤, 선박에서 육상 저장탱크로 가스를 옮기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E1 상황실은 누출을 감지하고 신고한 시점이 19분 후인 12시47분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주변에 점화원이 있었다면 대형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핵심 원인은 배관을 연결하는 가스켓(Gasket)이었다. 가스켓은 배관 사이를 밀봉해 가스가 새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고 당시 현장에 설치된 가스켓은 최대 5MPa까지만 견딜 수 있는 테프론 소재였고, 실제로는 7.18MPa의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다.
허 의원은 "처음부터 사용해서는 안 되는 부적합 자재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가스켓은 배관 중심에 맞춰지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 불량까지 겹치면서, 압력이 불균등하게 집중된 가스켓이 변형·파열되며 대량의 가스가 쏟아진 것이다.
사고 직후 E1 측은 문제 가스켓을 기존보다 8배 이상 강한 금속 재질로 교체했다.
허 의원은 "인천기지 주변에는 가스공사, 인천환경공단 소각시설, 인천신항 등 위험시설이 밀집해 있어 특단의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며 "민간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