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소장이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코마린 2025 컨퍼런스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진명갑 기자]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소장이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코마린 2025 컨퍼런스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진명갑 기자]

[부산=진명갑 기자]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소장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선언이나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계획과 실천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코마린 2025 컨퍼런스’에서 홍기용 소장은 ‘해양 재생에너지와 미래 전망: 탈탄소 시대를 향한 해양 그린 에너지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홍 소장은 “기후 위기 대응에서 조선해양 분야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한 수준으로 중요하다”며 “해양 재생에너지는 향후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해운 탈탄소화는 현재 추진되는 탄소중립 계획 중 가장 적극적인 기후 대응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전력 생산의 90% 이상이 재생에너지로 전환돼야 하며, 풍력과 태양광, 수소·원자력 등 다양한 기술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양 풍력은 공간적 제약이 적고, 대규모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탄소중립 전환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꼽았다.

현실적인 제약도 지적했다.

홍 소장은 “해양 분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전 세계의 3%에 불과하지만, 선박용 디젤 소비량은 연간 2억톤에 달한다”며 “이를 대체할 연료로 거론되는 암모니아는 전 세계 생산량이 1억8500만톤 수준인데, 대부분 비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로 대체하려 해도 현재보다 200배 많은 수소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만 2조3000억~4조4000억달러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실현 가능한 로드맵과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없다면 탄소중립 목표는 공허한 선언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 대해서는 “사회적 수용성과 거버넌스 체계가 중요한 과제”라며 “해안에 설치되는 원자력 에너지 시설의 안전관리 기준, 정책적 지원, 그리고 대중의 인식 전환이 실질적인 참여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끝으로 홍 소장은 “선박 분야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보완 기술이 함께 고려돼야 하며, 지역 간 편차를 극복할 수 있는 국제적 논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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