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에어'[출처=애플]
'아이폰 에어'[출처=애플]

스마트폰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았던 초슬림폰 시장 경쟁이 기대보다 짧게 막을 내릴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초경량 모델을 내세워 '두께 전쟁'에 나섰지만 배터리와 성능을 희생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탓이다.

화제성에 비해 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두 회사 모두 후속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27일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7 시리즈 전체의 첫 10일간 판매량은 아이폰16 시리즈보다 14%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아이폰17 시리즈 중 '아이폰 에어'의 판매 비율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 에어는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애플보다 앞서 슬림폰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도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갤럭시 S25 엣지'의 출시 후 첫 달 판매량은 19만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갤럭시 S25 엣지를 공개하면서 기술 과시용이 아닌 S25 패밀리의 주력 라인업이라며 엄청난 수요를 자신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얇은 두께를 위해 배터리 용량과 성능을 희생한 점이 소비자 외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이폰17 에어는 배터리 용량이 3149mAh로 일반 모델인 아이폰17(3692mAh)보다 작고 후면 카메라가 1개뿐이다. 갤럭시 S25 엣지도 배터리 용량이 일반 모델보다 줄었고 망원 렌즈가 빠졌다.

부족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슬림폰 가격은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 아이폰17 에어의 출고가는 159만원으로 기본 모델(129만원)보다 30만원 비싸고 프로 모델(179만원)보다는 20만원 낮을 뿐이다. 갤럭시 S25 엣지의 출고가도 149만6000원으로 울트라 모델(169만8400원) 대비 20만원 저렴한 수준에 그쳤다.

'삼성 강남'에서 진행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모델이 '갤럭시 S25 엣지'를 선보이고 있다.[출처=삼성전자]
'삼성 강남'에서 진행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모델이 '갤럭시 S25 엣지'를 선보이고 있다.[출처=삼성전자]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성적에 따라 두 제품 모두 단종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에어의 생산량을 사실상 단종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IT매체 맥루머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의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폰 에어의 판매가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공급망 전반에서 생산 및 출하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1분기까지 제조사들의 생산 능력이 80% 이상 축소되고 리드타임이 긴 일부 부품은 연내 단종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 닛케이 아시아도 22일 "애플이 여러 공급 업체에 아이폰 에어에 들어가는 부품 주문을 대폭 줄이도록 지시했다"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역시 후속 모델 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6 시리즈부터 초슬림·초경량 라인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으며 S25 엣지의 추가 생산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초슬림폰 열풍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이면서도 성능이 낮다는 인식이 소비자에게 확산되면서 초슬림폰 출시는 짧은 실험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폰 아레나는 "단종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 공식적으로 출고가를 인하하는 조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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