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선 [출처=HMM]
HMM 컨테이너선 [출처=HMM]

해상 운임이 3주 연속 상승하며 단기 반등세를 이어갔지만, 미중 통상갈등과 수요 부진이 맞물리며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운 시황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전주(1310.32) 대비 7.1% 오른 1403.46을 기록했다.

선사들의 선복 감축과 일반운임인상(GRI) 추진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미주와 유럽 항로를 중심으로 운임이 일제히 반등했다.

10월 미주항로 주간 공급량은 56만3000TEU로 전년 대비 3.9%,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공급 감축에 힘입어 미주 서안 운임은 FEU당 2153달러, 동안 운임은 3032달러로 각각 전주 대비 11%, 6% 상승했다.

다만 반등세는 구조적 회복이라기보다 공급 조절에 따른 일시적 상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1월에도 최소 1000달러 수준의 GRI가 예고돼 있지만, 근본적 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1246달러로 전주(1145달러) 대비 8.8% 올랐다. 그러나 공급량은 9월 대비 0.9% 증가하며 상승세를 제약했다. MSC(-2.4%)와 프리미어(-0.5%)가 선복을 줄였으나, 타 얼라이언스 계열은 증편에 나서는 등 선사별로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로테르담·앤트워프 항만 파업이 해소되며 물류 혼란은 완화됐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수에즈 운하 이용 선박이 여전히 제한적이다. 

동남아 항로는 국경절 이후 물동량 회복세에 힘입어 2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IMF는 내년 세계 교역량을 3.6% 성장으로 전망했지만,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되는 2026년에는 2.3%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아시아 신흥국의 2025년 성장률은 5.2%로, 동남아 항로의 운임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은 금일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미 재무장관과 중국 부총리 간 회담에서 양국 무역갈등 완화의 신호가 감지되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시황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 완화나 수입규제 완화 논의가 진전될 경우 해운 시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협상 결렬 시에는 추가 관세와 보복 조치로 물류 흐름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은 양국 항만 처리량 격차로도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13.6%), 닝보(+11.7%) 등 중국 항만의 물동량은 호조를 보이는 반면, 미국 LA항(-7.5%), 시애틀항(-13.6%)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 여파로 미국 수입량이 줄어든 반면, 중국은 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수출처 다변화에 성공한 점이 대조적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수요 회복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반등은 일시 상승 후 하락 패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선사들의 공급량 감축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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