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MM]](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236_704232_4759.jpeg)
미국발 관세 충격과 해운운임 급락이 겹치면서 HMM의 3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높아진 관세를 피하려는 '밀어내기 출하'가 2분기에 선반영되며 성수기 효과가 약화됐고, 해운 시황의 구조적 둔화로 운임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추정한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은 272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614억원) 대비 81%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도 2조58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가 전망된다.
이번 3분기 부진은 단기적인 관세 충격과 시황 악화뿐 아니라, 해운시장의 구조적 둔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해운 운임이 빠르게 꺾인 데다, 올해 들어 관세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이중 악재가 현실화됐다.
올 3분기 글로벌 해운운임 하락세는 HMM의 수익성에 직격탄이 됐다. 대표 해운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분기 초 1763포인트에서 3분기 말 1114포인트로 36.8% 급락했다.
지난해 평균 2000포인트를 웃돌던 수준에서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1000포인트선에 근접하며, 주요 항로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특히 HMM의 주력인 미주항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높아진 관세 여파로 물동량 둔화가 확연히 나타났다.
예년 같으면 연말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3분기 성수기’에 물류 수요가 급증하지만, 올해는 관세 리스크로 흐름이 왜곡됐다. 화주들이 관세 부과를 피하려 출하 시점을 앞당기면서 2분기에 물량이 몰렸고, 3분기에는 수요 공백이 생기며 이익 감소폭이 커졌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 요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중 간 관세 유예가 발표됐지만, 교역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운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공급 과잉이 겹치며 운임 하락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의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공급량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업계는 운임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 신조선 공급량은 다소 감소하겠지만,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이 촉발한 무역분쟁의 지속으로 운임 하락세를 막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HMM이 장기운송계약 비중을 높이고 운항 효율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CFI가 손익분기선에 근접한 현 상황에서는 단기 운임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수익 개선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HMM은 벌크선 사업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5조6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벌크선대를 현재 38척에서 110척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컨테이너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해운시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분산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