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주총회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출처=오픈AI]
콜마그룹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주총회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출처=오픈AI]

콜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 주총 표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며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한 반면,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 부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이사 선임안은 표결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세종시 산학연클러스터 지원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총은 윤 회장이 직접 제안한 10명의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다뤘다. 하지만 주총 이전 윤 회장 측 이사 후보 중 7명이 자진 사퇴하면서 사실상 안건 처리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였고, 당일 표결에서도 나머지 후보 3인에 대한 선임안은 부결됐다.

윤 부회장은 이번 안건이 최근 자회사 경영권 이슈와 연관된 가족 사안인 점을 고려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 콜마홀딩스 측은 이에 대해 “가족 관련 사안에서 직접적인 판단을 내리기보다 시장과 주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콜마홀딩스 이사회는 윤상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현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현재 윤 부회장은 지주사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5.68%)의 지지를 더하면 우호지분이 37.43%에 달한다. 반면 윤 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각자대표의 지분을 합쳐도 13.04%에 불과해 이미 표 대결에서 승부는 기운 상태였다.

그럼에도 윤 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윤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려 했으나, 주총 닷새 전 이사 후보들의 사퇴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계획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사퇴자 중에는 딸 윤여원 대표도 포함돼 오너일가 간 갈등 구도는 부자 간 대결로 압축되기도 했다.

남은 이사 후보는 김치봉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김병묵 전 대표, 그리고 윤 회장 본인 등 3인이었다. 하지만 해당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상법상 보통결의 요건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으며, 이번 안건의 찬성률은 약 17%로 법정 기준(25%)에 미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주사 임시주총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는 윤 회장이 지난 5월 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콜마홀딩스 주식 약 230만주 반환 요구 민사소송만 남았다. 소송의 쟁점은 과거 증여 당시 체결된 ‘3자 합의서’의 효력을 법원이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다. 첫 변론은 지난 23일 진행됐으며, 다음 변론기일은 12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법조계는 윤 회장의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콜마비앤에이치 관련 가처분 소송에서도 윤 부회장 측이 승소한 데다, 현실적으로 증여 무효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 근거도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윤 회장이 소송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경영권을 넘긴 이후에도 견제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전략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우호 세력 확보나 백기사 영입을 통해 경영권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콜마홀딩스 이사회 구성은 윤 부회장 측 인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지형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그룹 내부에서는 윤 부회장 체제를 기반으로 한 거버넌스 안정화가 기대되는 분위기지만, 소송이라는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를 통해 윤 부회장 측의 지배구조 안정화가 크게 진전됐다고 볼 수 있다”며 “윤 회장의 대응은 소송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 그룹 전체 경영의 주도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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