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2025년 10월 2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GPU 기술 컨퍼런스) 라이브 기조연설 프리게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2025년 10월 2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GPU 기술 컨퍼런스) 라이브 기조연설 프리게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기업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100조원)를 돌파하며 세계 최초로 '5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이는 세계 3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5조100억 달러)을 넘어서는 규모로, 글로벌 기술 산업의 새 이정표로 평가된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 상승한 207.0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11.63달러까지 오르며 시총이 5조1400억 달러를 기록, 전 세계 상장기업 중 최초로 5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4조254억 달러)보다 1조 달러 이상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는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 증시 전체를 합친 것보다 크다"며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 전체보다도 규모가 크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올해 독일의 명목 GDP가 5조100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엔비디아는 사실상 '국가급 기업가치'를 보유하게 된 셈이다.

이번 주가 급등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컨퍼런스(GTC 2025)에서 발표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칩 주문만으로 향후 몇 분기 동안 5,000억 달러의 매출이 가능하다"며 "엔비디아는 단순한 반도체 제조사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이날 행사에서 AI 반도체 '블랙웰(Blackwell)'과 차세대 모델 '루빈(Rubin)'이 내년까지 전례 없는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AI 버블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며 "AI 산업은 이제 실질적인 수익성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미 에너지부(DoE)와 협력해 블랙웰 GPU 1만 개를 탑재한 슈퍼컴퓨터 7대를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해당 슈퍼컴퓨터는 아르곤·로스앨러모스 등 국립연구소에 설치되며, 미국의 핵에너지·국방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황 CEO는 "국가 역량을 에너지 성장 지원에 투입한 것은 완전한 게임체인저였다"며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엔비디아는 핀란드의 노키아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2.9%를 확보하고, 6세대(6G) 통신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선다. 또 우버와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하며, 팔란티어·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과의 AI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곧 삼성전자, 현대차그룹과의 칩 공급 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시총 5조 달러 돌파를 'AI 산업의 선언문'으로 해석한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맷 브리츠먼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시총 5조 달러 돌파는 기술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신호"라며 "AI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은 아직 다 반영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스위스쿼트 뱅크의 이펙오즈카르데스카야 애널리스트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누가 엔비디아의 다음 파트너가 될까'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S&P500 지수의 올해 상승률(17.5%) 중 약 20%가 엔비디아 주가 상승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생태계 확장과 글로벌 파트너십이 지속되는 한,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키워드
#엔비디아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