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30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퓨처테크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출처=두나무]](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4504_702304_633.jpg)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둘러싼 논의가 경주에서 본격화됐다. ‘신뢰, 규제, 공존’이 핵심어로 떠오른 가운데 제도와 규제가 신뢰를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을지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30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퓨처테크포럼: 디지털자산 트랙’에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역통화 구상, AI와 프로그래머블 화폐의 결합, 금융 포용 전략 등 미래 금융 지형을 가늠할 제안이 쏟아졌다.
이번 포럼은 APEC 정상회의 주간에 맞춰 개최됐다. 국내외 금융·기술·정책 전문가들이 참석해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와 글로벌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다.
개막 연설에 나선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디지털 자산은 기술과 금융, 사람과 시장, 지역과 경제를 연결하는 가교”라며 “신뢰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 구축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논의의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이 있었다. 마이클 케이시 Advanced AI Society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국경을 넘는 결제 수단이자, 금융 포용과 통화 주권 문제를 동시에 건드리는 도구”라고 말했다.
루 윈 솔라나 재단 커뮤니티 총괄은 “지역 통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의 실용성이 커지고 있다”며 “각국의 규제와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AI와 프로그래머블 화폐의 결합도 주목받았다. 케이시 회장은 “AI 에이전트 중심 사회에서는 프로그래머블 화폐가 거래의 기본 단위로 작동할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은 신뢰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폴 블루스틴 CSIS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불법 금융과 통화 대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술에 앞선 규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기술이 충분히 진화한 만큼 이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규제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에 안착하기 위해선 ‘신뢰’가 핵심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30일 열린 ‘퓨처테크포럼디지털자산’에서 (왼쪽부터)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좌장), 두나무 오경석 대표, 마이클 호 아메리칸 비트코인 CEO, 대니 찬 마스터카드 APAC CISO가 ‘제도화와 융합’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두나무]](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4504_702310_1248.jpg)
전통 금융과 공존 위한 제도적 기반마련 시급
포럼 전반의 논의는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를 중심으로 흐르고 있었다. 특히 전통 금융과의 공존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오 대표는 “AML, FDS 같은 금융 핵심 인프라가 디지털 자산 업계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며 “한국은 신뢰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관 협력을 통해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기업도 목소리를 보탰다. 마스터카드의 대니 챈 CISO는 “단순한 기술 구현이 아닌, 사용자 신뢰를 확보하는 보안 내재화가 핵심”이라며 “국제 컴플라이언스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이 금융 소외층을 위한 포용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이사벨 채터턴 이사는 “디지털 신원 인증과 eKYC 기술이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주요 수단”이라고 짚었다.
AZA 파이낸스의 엘리자베스 로시엘로 CEO는 “아프리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송금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며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고, 규제가 진입 장벽이 아닌 진입 촉진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막 연설에서 오경석 대표는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라며 “포용과 혁신, 신뢰를 중심에 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업비트는 이를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세계적 협력이 가속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핵심 부대행사다. ‘Bridge, Business, Beyond’를 주제로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CEO 1700여 명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