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올해 프로야구가 역대 최다 1270만 관중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 KBO리그의 뜨거운 열기는 야구장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 유통업계,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으로 번지며 이른바 ‘가을야구 특수’를 만들었다. 응원과 소비가 결합한 현장은 어느새 ‘스포츠형 유통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의 최종 관중 수는 1231만2519명으로 포스트시즌 28만4830명을 포함하면 1260만명을 돌파했다. LG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맞붙은 한국시리즈는 9만5000석 전석 매진으로 열기를 더했다.

이 흥행은 야구장 인근 유통업계의 매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CU는 올해(1~9월) 야구장 입점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32.6% 상승했다. ‘연세우유 먹산 생크림빵’ ‘두산베어스 콜라보 상품’ 등 야구 팬 타깃 상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매출을 견인했다.

이마트24 역시 인천 SSG랜더스필드 매출이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 ‘야구장도시락’ ‘야구방망이 김밥’ 등 콘셉트형 F&B 상품이 흥행을 이끌었다.

세븐일레븐은 사직구장·수원구장 내 매장에서 즉석식품 매출이 5배, 베이커리 2.7배, 맥주 50% 급등했다. 특히 잠실야구장 인근 15개 매장은 한국시리즈 1차전 당일 매출이 18.6% 증가, 스낵류(95%)와 안주류(139%), 따뜻한 커피(182%)까지 전 품목이 고루 올랐다.

편의점의 굿즈 전략도 흥행을 이끌었다.

GS25 X LG트윈스 특화매장은 티셔츠, 응원도구 등 50여 종의 굿즈를 판매하며 한국시리즈 기간 매출 134.5% 신장을 기록했다. LG트윈스 굿즈 매출만 이틀간 1000만원을 넘겼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인근 한화이글스 협업 매장 역시 굿즈 매출이 1700만원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야구팬들은 현장에서 경험한 브랜드를 일상에서도 소비하며 ‘스포츠 굿즈는 곧 생활 소비재’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피자 프랜차이즈도 흥행의 수혜를 입었다.

bhc치킨은 잠실, 창원, 고척돔 등 6개 구장 직영점 매출이 포스트시즌 기간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BBQ, KFC, 도미노피자 등도 야구 중계 시간대 배달 주문량이 일제히 급증했다. 특히 ‘야구=치맥’ 문화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야구 시즌은 ‘브랜드 충성도’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며 “올해는 단순 판매를 넘어, 야구 팬덤과 결합한 브랜드 공동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관중 증가는 단순 티켓 매출이 아니라 편의점, 숙박, 외식, 교통 등 전 산업으로 소비를 확산시키는 도시 단위의 파급력을 갖는다”며 “야구는 이제 ‘한국형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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