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서밋) 2025’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4984_702850_320.jpg)
SK그룹이 메모리·통신·데이터센터 등 전 계열사 역량을 총결집해 '효율·인프라·메모리 혁신' 3대 축으로 인공지능(AI) 인프라 리더십 확보에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효율 중심의 AI 경쟁 패러다임을,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AI 인프라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맞춤형 메모리 혁신으로 산업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각각 밝혔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최 회장을 비롯해 정 사장, 곽 사장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그룹 차원의 AI 비전과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AI 활용 확산까지 'AI 산업 밸류체인 전 구간'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다.
■최태원 "AI 효율 경쟁으로의 전환"…SK, 글로벌 수요 해법 제시
최태원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AI는 이제 스케일(scale) 경쟁이 아니라 효율의 경쟁"이라며 "SK는 메모리반도체·AI 인프라·활용을 중심으로 AI 병목을 풀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을 △안정적 메모리반도체 공급 △미래형 AI 인프라 구축 △AI로 문제를 해결하는 AI 활용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오픈AI·메타 등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연간 6000억 달러(약 800조원)에 이르고 있다"며 "AI 추론의 본격화와 기업용(B2B) AI 확산, 에이전트와 소버린 AI 경쟁이 수요를 폭증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가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대응을 위한 공급 확대를 핵심으로 꼽았다. 최근 오픈AI로부터 월 90만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공급 병목이 현실화됐다. SK하이닉스가 이를 책임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청주 M15X 팹의 내년 본격 가동과 2027년 완공 예정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다.
최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의 4개 팹이 완성되면 청주 M15X 24개가 지어지는 효과"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또 "AI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AI"라며 "메모리 생산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센터 운영 자동화, 가상화에도 AI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합의한 'AI 팩토리' 협력과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공장을 가동해 메모리 생산의 완전 자율화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3일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SK텔레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4984_702852_613.jpg)
■정재헌 "AI 인프라는 국가 전략"…SKT, 해인·울산 데이터센터 본격화
이날 취임 첫날을 맞은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AI 대전환의 중심에 SK텔레콤이 서 있다"며 AI 인프라를 그룹 차원의 핵심 축으로 규정했다.
그는 "AI 인프라는 데이터센터·GPU·네트워크가 결합된 국가적 기반산업"이라며 "정부와 협력해 대한민국이 AI G3(세계 3대 AI 강국)로 도약하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SK텔레콤의 단계별 인프라 로드맵을 공개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서울 구로구 '해인' 클러스터가 핵심이다. 해인은 국내 최초 1000여 장의 GPU를 탑재한 초대형 클러스터로,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과 소버린 AI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소개됐다. 울산 데이터센터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7조원 규모 공동 투자로 추진 중이며,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에서 한국을 리더로 세우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정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넘어, 설계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AI DC 종합사업자’로 성장하겠다"며 냉각·전력·보안·클러스터링 기술 등 인프라를 상용 패키지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엔비디아 GPU 2000여 장을 활용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 반도체 공정 효율화와 에너지 산업의 AI 전환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AI 시대, SK하이닉스가 그리는 새로운 비전과 기술'을 주제로 ‘SK AI 서밋 2025’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SK하이닉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4984_702854_651.png)
■곽노정 "맞춤형 메모리 시대"…AI-D·AI-N·커스텀 HBM 공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시대, SK하이닉스가 그리는 새로운 비전과 기술'을 주제로 메모리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 Stack AI Memory Creator)'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곽 사장은 "지금까지 SK하이닉스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Provider)’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는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생태계와 활발히 협업해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새 비전의 의미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메모리 솔루션이 컴퓨팅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솔루션 중심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AI-D △AI-N △커스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AI-D는 인공지능 맞춤형 디램 제품군으로 △전력효율을 높인 옵티마이제이션(MRDIMM·SOCAMM2·LPDDR5R) △초고용량·할당 기능을 갖춘 브레이크스루(CXL-CMM·LPDDR6 PIM·GDDR AiM) △산업용·자동차용으로 확장된 익스팬션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AI-N은 낸드플래시 제품군으로 고속 SSD(AIN-P), HBM 보조형 낸드(AIN-B), 초고용량 SSD(AIN-D) 등으로 세분화됐다.
커스텀 HBM은 GPU 일부 기능을 메모리에 탑재해 고객 맞춤형으로 설계되는 차세대 제품이다. 곽 사장은 "TSMC와 차세대 HBM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며, 샌디스크와는 고대역폭플래시(HBF) 표준화를, 네이버클라우드와는 데이터센터 효율화를 위한 메모리-소프트웨어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맞춤형 메모리 생태계를 확장해 고객 중심의 풀스택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곽 사장은 세계적 기업들과의 협력 사항도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HBM, AI 제조 혁신, 옴니버스·디지털트윈 공동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며, 오픈AI와 고성능 메모리 적용을 위한 장기적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곽 사장은 이와 관련 "TSMC와는 차세대 HBM 기술 개발 협력을, 샌디스크와는 차세대 HBF 국제표준화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네이버클라우드와는 데이터센터 효율성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와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같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HBF는 HBM처럼 여러 개의 낸드플래시를 수직 적층해 만든 차세대 제품이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1등 기업이 됐음을 감추지 않았다. 곽 사장은 "'1' 이란 숫자는 지난해 서밋 이후 SK하이닉스가 도전해서 이룬 성과를 상징한다. 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 1위와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를 달성했다"며 "하이닉스는 지난 1년 동안 정말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SK그룹 관계자는 "SK AI 서밋이 국내 최대 AI 컨퍼런스로서 SK는 물론 한국의 AI 역량을 글로벌 AI 업계와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거듭났다"며 "SK는 신뢰 기반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파트너들과 'AI 3대 강국' 전략을 뒷받침할 반도체·인프라·모델 등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SK AI 서밋은 지난해 SK그룹 멤버사 중심으로 꾸려졌던 전시를 스타트업, 학계, 해외 기업 등으로 참여 범위를 넓혀 규모와 다양성을 키웠다. AWS, 엔비디아,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빅테크가 각자의 AI 데이터센터, AI 에이전트, AI 팩토리 등 AI 기술을 국내에 직접 선보여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