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전경  [출처=대산시]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전경 [출처=대산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재편이 충남 대산 석유화학 단지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발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심화로 침체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가 대산 산단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구조개편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대산 산업단지 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사업 재편 통폐합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석유화학 설비를 통합하는 내용의 사업 재편안을 논의 중으로 통폐합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이달 중 이사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의 나프타분해시설(NCC) 등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HD현대케미칼에 이전해 설비를 통합하고, HD현대케미칼은 현금 출자를 통해 합작사를 설립하는 형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폐합 후 합작사 지분은 양사가 비슷한 규모로 재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개편을 촉구하며 내세운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원칙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내 전체 나프타분해시설(NCC) 용량 1470만톤 중 18~25%에 해당하는 270만~370만톤을 기업들이 자율 감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업들의 셈법 차이로 인해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월 중순 울산화학산업단지를 직접 방문하고 빠른 구조조정 계획안 제출을 주문하기도 했다.

대산 산단뿐만 아니라 울산 지역에서도 구조개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울산 지역의 에쓰오일,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3사는 이미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외부 컨설팅을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들 역시 조율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 방안을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올 연말까지 확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전날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산 석화단지의 경우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초안을 만들어서 제출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간 자율 협약 뒤에는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협약식을 별도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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