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전경. [출처=파르나스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전경. [출처=파르나스호텔]

“글로벌 노하우는 빌리되, 운영의 주체는 파르나스다.”

국내 호텔 산업이 글로벌 브랜드의 영향력 속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맞이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서 GS그룹 계열 파르나스호텔은 ‘글로벌 제휴’와 ‘독자 운영’이라는 두 축을 병행하며 한국형 럭셔리 호텔의 현실적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IHG·메리어트 등 세계적 체인과 협업해 국제 표준을 확보하는 동시에 제주를 거점으로 독자 브랜드 역량을 강화해 ‘자립형 브랜드 운영 구조’를 실험 중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는 각각 IHG(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브랜드 제휴 아래 운영된다.

두 호텔 모두 프랜차이즈 계약 기반의 구조로, 글로벌 체인이 제공하는 마케팅 지원과 예약 네트워크,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되 실제 운영과 경영은 파르나스호텔이 직접 담당한다.

이 같은 ‘제휴형 독립 운영 모델’은 국제 표준 시스템과 자율 운영의 균형을 동시에 확보한 형태로 평가된다.

파르나스호텔은 글로벌 브랜드의 운영 노하우를 흡수하면서도, 한국 시장 특성에 맞는 고객 서비스와 공간 경험을 자체적으로 설계해 ‘현지화된 럭셔리’를 구현하고 있다.

글로벌 체인의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파르나스호텔은 이를 한국 고객의 정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세밀히 조정한다.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전경. [출처=파르나스호텔]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전경. [출처=파르나스호텔]

대표 사례가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의 클럽 라운지(웨스틴 클럽)다. 글로벌 기준보다 한층 확장된 운영 구조를 도입해 조식·스낵·디저트·이브닝 칵테일까지 전 시간대 식음 서비스를 강화하고, 국내 미식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구성을 도입했다.

또 IHG의 표준화된 서비스 시스템과 메리어트의 디지털 고객 관리 체계를 융합, 효율적인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더드를 한국형 운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브랜드의 경쟁력은 객실이 아닌 ‘테이블’에서 시작된다.

파르나스호텔은 객실 매출에 집중하던 기존 호텔업의 관행에서 벗어나 연회·식음(F&B) 중심의 수익 다각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중 객실이 약 41%, 연회 및 식음이 27%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여행 수요 회복과 기업행사·웨딩 수요 증가, 프리미엄 다이닝 콘텐츠 강화의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스시 카네사카’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정통 에도마에 스시 기술을 도입하고, 파르나스 셰프가 일본 본점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연회 부문에서도 서울 도심 최대 규모의 그랜드 볼룸과 첨단 멀티미디어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포럼, 대형 웨딩, 프리미엄 이벤트를 유치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파르나스호텔은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연회·식음 운영 전반에 QR 기반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했다. 행사 메뉴와 주차 시스템을 페이퍼리스로 전환해 종이 사용을 최소화했고 객실 내 ‘스마트 버틀러’ 서비스를 통해 어메니티 요청, 룸서비스 주문 등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친환경성과 고객 편의를 동시에 강화한 조치로, ‘기술이 곧 품격’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반영한다.

파르나스 호텔 제주 전경. [출처=파르나스호텔]
파르나스 호텔 제주 전경. [출처=파르나스호텔]

그룹 내 유일한 독자 브랜드 호텔인 파르나스호텔 제주는 파르나스의 ‘한국형 럭셔리’ 정체성을 구현하는 실험 무대다. 글로벌 체인의 틀을 벗어나 자체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역성과 감성을 결합한 서비스로 ‘자립형 럭셔리 모델’을 실현했다.

호텔은 제주 돌과 나무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와 전 객실 오션뷰 구조로 설계됐으며, 제주산 농·수산물을 활용한 다이닝과 로컬 브루어리 협업 수제맥주 ‘PnU’를 선보이는 등 지역성과 미식을 결합한 브랜드 차별화를 이어가고 있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제주는 단순한 숙박지가 아니라 고객이 자연과 감성을 통해 회복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한국적 환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파르나스만의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파르나스호텔은 올해 ‘나인트리 호텔’을 ‘나인트리 바이 파르나스’로 리브랜딩하며, 그룹 브랜드 통합을 가속화했다.

이와 함께 첫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파르나스호텔 컬렉션’ ‘BMW 카페 by 파르나스’, 오는 2026년 개관 예정인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등 위탁 운영 프로젝트를 통해 ‘by Parnas’ 브랜드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통합 멤버십 ‘파르나스 리워즈(Parnas Rewards)’는 28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며 국내 독자 리워즈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이는 글로벌 체인 로열티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고도 고객과의 지속적 접점을 확보한 자생형 시스템으로, 파르나스 브랜드의 독립적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객실 점유율 역시 팬데믹 이전을 넘어섰다.

올 2분기 기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89.0%, 파르나스호텔 제주는 89.6%, 나인트리 바이 파르나스는 87.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글로벌 여행 수요 회복과 함께 브랜드 리뉴얼 및 서비스 강화 전략이 시장에 안착한 결과로 분석된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글로벌 제휴는 경쟁력을 위한 성장의 과정이며, 동시에 파르나스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토대”라며 “한국형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한 장기적 여정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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