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지난 2023년 6월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 센터에서 혁신과 스타트업을 주제로 한 비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참석해 손짓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23년 6월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 센터에서 혁신과 스타트업을 주제로 한 비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참석해 손짓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1조 달러(약 1390조 원) 규모 보상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해당 안건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주요 기관투자자 중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노르웨이은행투자운용공사(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NBIM)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머스크 CEO가 비전 있는 리더십으로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점은 인정하지만 이번 보상안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며 지분 희석과 핵심 인물 리스크에 대한 완화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 이후 테슬라 주가는 5.2% 하락했다.

테슬라는 오는 6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머스크의 보상안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번 보상안은 머스크가 향후 10년간 테슬라 시가총액을 8조 5천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회사 지분 12%를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약 1조 달러)의 8배에 달하는 규모다. 달성 시 머스크의 보상 가치는 1조 달러를 소폭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테슬라 지분 1.2%를 보유 중으로, 뱅가드(Vanguard), 블랙록(BlackRock) 등에 이어 여섯 번째로 큰 기관투자자다.

이번 주총에서는 머스크 보상안 외에도 이사회 재선임안과 테슬라가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 투자할지 여부 등 여러 주주 제안이 함께 다뤄진다.

미국교사연합(AFT), 뉴욕시 공무원연금 등 일부 공적연금기금도 이번 보상안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의결권 자문사인 ISS(인스티튜셔널 셰어홀더 서비스)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 역시 반대표를 권고했다.

반면 모건스탠리 산하 카운터포인트 글로벌 펀드와 플로리다 공적연금기금 등은 찬성 의사를 밝히며 '성과 중심 보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약 1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이번 안건에 직접 투표할 수 있다.

이번 논란은 2018년 승인됐던 머스크의 초대형 보상안이 델라웨어 법원에 의해 무효 판결을 받은 이후 다시 불거졌다. 당시 안건은 72% 찬성으로 통과됐으나 법원이 이를 취소했다. 테슬라는 현재 델라웨어주 대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제안된 새 보상안은 테슬라가 일정한 시장가치와 경영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머스크가 주식으로 보상을 받도록 하는 구조다. 주요 목표에는 △전 세계 2000만 대 차량 인도 △100만 대 로보택시 운영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FSD) 서비스 3개월 평균 구독자 1000만 명 달성 등이 포함돼 있다.

머스크 측은 이번 보상안을 "테슬라의 장기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 부여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개인 보상'과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일 열리는 테슬라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머스크의 보상안이 통과될지 혹은 또 한 번 제동이 걸릴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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