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탈의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조선소 [출처=오스탈]](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389_703308_4729.jpg)
한화그룹이 ‘글로벌 방산 톱10’ 진입을 위한 핵심 디딤돌로 삼은 호주 조선·방산 기업 오스탈(Austal) 지분 확대 승인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오스탈 지분을 19.8%까지 확대하기 위해 호주 정부에 외국인 투자 심사를 요청했지만, 아직 승인 결과를 받지 못했다. 당초 9월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절차가 지연되며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연이 단순 행정 절차 문제를 넘어 안보와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오스탈은 호주 해군 함정 사업에도 관여하는 만큼 외국 자본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오스탈은 호주의 대표적인 방산·조선 기업이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해군에 함정을 공급하는 주요 협력업체다.
한화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한화오션을 앞세운 해양 방산 전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의 MRO(유지·보수)를 넘어 함정 설계·건조 단계로의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넓게는 필리조선소를 통해 상선 건조를, 오스탈 조선소를 통해 군함 건조를 맡아 미국 조선 사업의 전문화를 추진할 수 있다. 오스탈 인수는 이러한 전략을 현실화할 교두보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약 1687억원을 투입해 오스탈 지분 9.91%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타타랑벤처스(Tattarang Ventures·지분 19.28%)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지 투자법상 외국 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는 10%로 제한된다. 이를 초과하려면 호주 정부의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승인이 필요하다.
한화는 지분 확대를 위해 추가 9.9%를 대상으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하고, 정식 심사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오스탈은 미국 내 조선소 운영사인 오스탈USA(Austal USA)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도 받아야 했다.
CFIUS는 지난 6월 한화의 오스탈 지분 인수에 대해 최대 100% 지분 보유까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정부의 문턱은 넘었지만, 호주 정부가 여전히 답을 내지 않으면서 인수 절차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분 인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조만간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관련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