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출처=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출처=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미포의 기술 경쟁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12월 HD현대중공업과의 합병 이후에도 기술력을 앞세워 통합 HD현대중공업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11일 HD현대미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0일 국내 최초로 옥외작업인 외업 공정에서 협동로봇을 활용한 자동용접에 성공했다.

이번 자동용접 로봇은 HD현대미포와 HD한국조선해양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자동용접 기술이 내업 공정에서 외업 공정으로 확장된 첫 사례다. 날씨와 장애물 등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도 로봇이 스스로 장애물을 인식·회피하며 용접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D현대미포는 현재 내업 공정에서 산업용 로봇 14대와 협동로봇 23대를 운용 중이다. 이번 외업 자동용접 성공으로 PC선 덱 블록의 용접 자동화율은 기존 58.6%에서 약 80%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기술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10월 초에는 선박 건조 핵심 기자재인 러그(LUG)를 AI와 로봇을 활용해 생산하는 자율제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러그는 선체 블록 등 대형 중량물을 크레인으로 인양할 때 사용하는 고리 형태의 부자재다. HD현대미포는 매년 약 1800톤의 러그를 자체 생산해왔으며,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연간 약 5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HD현대미포는 3분기 매출 1조3003억원, 영업이익 2008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각각 20.7%, 470.5% 증가한 수치다.

HD현대미포는 오는 12월 1일 HD현대중공업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합병 법인은 HD현대미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특수목적선 시장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양사의 R&D와 설계 역량을 결집해 기술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시간과 비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쇄빙선 등 특수선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함정 사업 역량을 높여 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함정 건조 기술력에 HD현대미포의 도크와 인적 자원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가 보유한 4기 도크 중 2기를 특수선 전용으로 전환해 함정 및 특수목적선 건조 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로써 통합 HD현대중공업은 기존 2기 특수선 도크 외에 길이 295~380m, 너비 65~76m 규모의 대형 도크를 추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이를 기반으로 2035년까지 매출 37조원(방산 부문 10조원 포함)을 달성해, 2024년 19조원 대비 약 2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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