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칩. [출처=삼성전자]
엑시노스 칩.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6' 시리즈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고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유지할 전망이다. 파운드리의 양산 능력과 수율에 대한 부담, 울트라 모델의 흥행 안정성 등을 함께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울트라 전 제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칩셋을 탑재하기로 했다. 반면 기본·플러스 모델에는 엑시노스 2600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체 성능을 좌우한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파운드리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나노 공정으로 제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P 평가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년 플래그십 라인업에 대한 확정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부적으로 사실상 이원화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분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동안 엑시노스는 퀄컴이 만드는 AP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앞서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된 엑시노스 2200에 발열 이슈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전량 탑재했다. 이어 갤럭시S24 시리즈에서도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만 엑시노스 2400을 탑재했다. 엑시노스 2500은 파운드리 수율 및 성능 부진으로 갤럭시S25 시리즈 탑재에 실패했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성능과 수율이 최근 일정 수준까지 개선되면서 엑시노스 2600의 신제품 탑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원가 절감과 소비자 반응을 함께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내년 상반기 갤럭시 S26 시리즈를 3500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5 시리즈에 퀄컴의 칩을 적용하면서 MX사업부의 지출 비용도 급등했던 만큼 엑시노스 탑재가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울트라 모델이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흥행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모델에만 검증된 퀄컴 칩을 계속 탑재하기로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올해 판매 호조를 보인 갤럭시 S25와 갤럭시Z 폴드7은 모두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했다. 반면 엑시노스 2500을 장착된 Z 플립7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갤럭시 26에는 (퀄컴 칩 탑재 비율이) 75%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엑시노스의 성패는 실제 성능과 소비자 평가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칩 비중을 확대할수록 퀄컴과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원가 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엑시노스 2600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을 소개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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