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헌 LG사이언스 대표 "승리하는 기술 우위로 우주시장 선점"

LG는 LG사이언스파크와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산업 협력을 위해 두 번째 공식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6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첫 논의를 가진 데 이어, 이번에는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 본청에서 다시 만나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김민수 기술전략담당, 박태홍 글로벌O/I실장 등 LG 주요 기술 경영진이 참석했다. 우주항공청에서는 윤영빈 청장, 노경원 차장, 한창헌 산업국장이 자리해 실무 협력의 구체 방안을 검토했다.

LG는 이번 자리에서 우주산업 진입을 위한 기술 검증 로드맵과 추진 전략을 설명했다. R&D 허브인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통신모듈, 카메라,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은 물론 가전·디스플레이·데이터센터까지 그룹 내 기술 자산을 결집해 새로운 우주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LG는 자체 부탑재위성(큐브위성) 발사를 검토 중이다. 또 2028년 발사를 목표로 기술 검증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컨소시엄 형태로 누리호 4차 발사에 참여했지만, 이후에는 독자 큐브위성을 활용해 우주사업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하며, LG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부품을 검증하겠다"며 "LG는 미래 시장에서 앞서기 위한 ‘Winning Tech’를 확보해 우주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국가 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미국 스타트업 사우스8과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 개발에 들어갔다. 사우스8은 리튬이온 배터리용 '액화 기체 전해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며, 이번 협력은 KULR 테크놀로지 그룹과 미 항공우주청(NASA)이 진행 중인 '항공우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사우스8은 LG에너지솔루션의 액화 기체 전해질·주액 기술·특수 외장재를 결합해 최종 배터리 셀을 제작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에도 NASA의 우주복용 리튬이온배터리 공급처로 선정된 바 있다. 우주복 배터리는 산소 공급 장비, 통신장비, 방사능 측정기 등 핵심 장비를 작동시키는 핵심 시스템으로, 당시 LG 배터리는 NASA의 엄격한 테스트 기준을 최고 성적으로 통과했다.

LG의 우주산업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LG사이언스파크는 2023년 국내 유일 달 탐사 로버 개발사인 ‘무인탐사연구소’를 육성 스타트업으로 선정해 2024년부터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LG기술협의회에서도 각 계열사 기술 경영진이 모여 우주산업의 시장 기회를 점검했다. 무인탐사연구소 조남석 대표가 참석해 정밀 과학탐사 로버의 현장 데이터 기록·전송 기술을 활용한 협업 모델을 제시하는 등 그룹 차원의 연계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우주항공산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항공시장 규모는 2024년 4,766억 달러로 추산되며 2025년 5,120억 달러를 거쳐 2034년 약 1조 121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5~2034년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7.86%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