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4분기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D램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국면에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양사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4년만에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되고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다.

20일시장조사업체 차이나플래시마켓(CFM)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 34.8%를 기록해 SK하이닉스(34.4%)를 근소하게 앞섰다. 1분기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2분기 만의 탈환이다.

3분기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 비트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85% 증가했고,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더해지며 D램 매출은 139억42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매출 137억9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12.4%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29.1%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고, SK하이닉스는 19.2%로 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체 매출은 3분기 584억59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CFM은 "현재 모든 분야에서 메모리 공급은 크게 부족하고 공급업체들의 재고 수준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D램과 낸드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 메모리 시장은 4분기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의 시각 역시 긍정적이있다. KB증권은 AI 시장 확대로 D램 수요가 1995년 인터넷 확산 이후 30년만에 기록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DRAM 수요는 공급을 3배 이상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2년~2023년 시행한 감산, HBM 중심 생산능력 확대, 공정 전환만을 통한 보수적인 범용 D램 CAPA 증설 등으로 4분기 D램 수급은 심각한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47% 늘어난 16조원으로 2021년 3분기 이후 4년만에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며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2배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4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15조원으로 추정하며 목표주가를 65만원에서 73만원으로 상향했다. 

박유악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이 매출 28조8000억원, 영업이익 15조원으로 컨센서스(영업이익 14조1000억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범용 메모리 제품의 고정가격도 전분기보다 3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추가 가격 상승도 가능해 보여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더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6% 증가한 8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 제품들의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고 비수기인 내년 1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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