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전경 [출처=신세계]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전경 [출처=신세계]

2025년 한국ESG기준원(KCGS)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유통 대기업들이 일제히 상위 등급을 받으면서 유통업계의 ESG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ESG 통합 등급 부여 대상 805개 기업 중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두드러진 성적을 기록했다. 그간 친환경 경영과 협력업체와의 상생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KCGS ESG 평가에 따르면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 BGF리테일, GS리테일 등이 ‘ESG 통합 등급’ A+를 획득했다. 전체 805개 평가 대상 가운데 최고 등급인 A+는 단 20개 기업에 불과하다.

A+ 등급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범 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충실히 갖추고 있고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상당히 적은 상태를 말한다. 이번 평가에서 유통업체 5곳이 상위 2.5% 안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유통업계가 ‘ESG 우등생’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체별로 보면 이마트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모두 환경·사회 등급에서 A+를 받고 지배구조에선 B를 받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GS리테일도 마찬가지다. 통상 유통업은 △환경 경영 △공급망 관리 △지역사회 기여 △고객 안전 확보 등 다양한 ESG 요소가 사업 성과와 직결되는 산업으로 불린다.

매장 운영과 물류 인프라, 협력사 관리, 소비자 접점 등 기업 활동 전반에서 ESG 관리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번 평가 결과는 단순한 지표를 넘어 유통업의 구조적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특히 최근 유통 대기업이 ESG를 ‘규제 대응’ 차원을 넘어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전사적 경영 전략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흐름이다.

백화점·편의점 등 주요 유통 채널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지난 2~3년간 탄소 감축형 물류체계 전환, 친환경 패키징 확대, 협력사 공정거래 강화, 고객 안전·품질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해 왔다.

물류센터의 냉난방 효율 개선, 재활용 포장 확대, 화학물질 저감형 상품 기획, ESG 정보 공시 확대 등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KCGS 평가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영역에서 명확한 정책을 수립하고 성과를 수치화해 제시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마트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역시 매장 내 에너지 절감 설비를 확대하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친환경 기준에 맞게 전환한 사례가 잇따랐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패션 브랜드 중심으로 ‘지속가능 원단’ 비중을 확대하고 신세계는 매장 폐기물 최소화 프로젝트를 강화하는 등 차별화된 ESG 전략을 펼쳐왔다.

BGF리테일은 △생분해성 소재(PLA) 용기 간편식 도입 △PB생수 무라벨 제품 확대 △간편식 포장재 환경성 개선 △물류센터 및 점포 에너지 절감 설비 도입 활동 등을 전개해왔다. GS리테일도 가맹점 상생·동반성장 강화, 상생나눔플랫폼 점포 확대, 일·가정 양립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지배구조 등급이 A+에 오른 유통사는 없다는 점은 향후 과제로 꼽힌다. 유통업은 다양한 협력사와 복잡한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투명 경영, 이사회 독립성 강화, 주주권 보호 체계 고도화가 더 요구되는 분야다. 정기적인 이사회 평가와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 ESG 기준을 반영한 보상 제도 운영이 등급 개선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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