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되면서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2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2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2회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시장 전망대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재 연 1.25%~1.50%의 기준금리를 연 1.5~1.75%로 인상하면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보다 높아진다. 이 경우 한미 간 기준금리는 지난 2007년 8월 이후 약 10년 반만에 역전된다.
여기에 올해 연준은 기존 3회 인상설에서 '4회 인상설'이 유력해지고 있어 금리역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해 네 차례, 내년에 추가로 네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봤다.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이 지속되면 자금유출의 단초가 될 수 있어 국내 금융시장에는 불안 요인이다.
이 같은 우려에도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배경에는 낮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1.0%에 그쳤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인 2.0%에 크게 못 미친다. 최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저물가·가계부채 등을 이유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신중론이 확인되기도 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겠으나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신중히 판단, 당분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금통위가 이 총재가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금통위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의 임기는 오는 3월 말까지다. 일반적으로 한은은 총재 교체기에 기준금리 인상 또는 인하를 결정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후임 총재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에서다.
한편 이 총재는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리 결정 이유를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