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국내외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슈 등으로 성장 가능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과 같은 자산건전성 지표의 개선이 뚜렷한 것도 이 같은 풀이를 뒷받침 했다.
조달된 자금으로는 만기가 돌아오는 일부 자금을 상환하고 향후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자본비율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원화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 발행을 성공한 데 이어 외화 후순위채권 3억불을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은 코코본드로 은행이 부실화될 경우 채권자의 손실 분담분담(bail-in)을 통해 은행의 복원력을 강화하고자 도입된 것이다. 특정요건 발생시 상각돼 발행 은행의 이익잉여금으로 귀속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되는 증권을 말한다.
쉽게 설명해 바젤Ⅲ 기준에서 보완적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자기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자본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은행은 낮은 발행금리를 활용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원화 신종자본증권은 4.40%의 고정금리로 발행됐다. 발행일로부터 5년 경과 후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특히 그간 은행지주사를 포함한 시중은행의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가 2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4000억원 발행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외화 후순위 채권의 경우 만기는 10년이며 금리는 5.125% 고정이다. 우리은행은 고정금리를 수취하고 변동금리를 지급하는 이자율스왑을 통해 채권금리를 '3개월 LIBOR+2.06%'(현재 4.40%)로 전환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초 제시금리보다 0.20%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금리가 결정됐다.
우리은행이 이 같이 대규모로 자금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주사 전환을 공표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최근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을 향상하면서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 대규모 발행의 가장 큰 성공이유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신용등급 향상, 호실적 등도 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규모 발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에서 우리은행을 보는 눈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며 "이번 발행을 통해 우리은행의 신뢰도와 시장의 평가는 한 단계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2분기에 연결순이익은 7162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5%나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이자이익의 꾸준한 증가와 금호타이어 1900억원 등 대규모 충당금환입이 합쳐진 결과로 봤다. NPL 비율도 0.51%로 전 분기 대비 0.28%포인트 떨어졌다. 자산건정성 지표가 큰 폭의 개선을 이뤘다.
우리은행은 조달된 자금으로는 만기가 돌아오는 일부 자금을 상환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향후 지주사 전환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자본비율 방어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주사 전환시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내부등급법과 표준등급법이 있기 때문이다. 내부등급법은 은행 내부적인 기준을 통해, 표준등급법은 보편화된 기준을 통해 자본비율을 계산하는 것으로 표준등급법이 더 보수적인 기준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함과 동시에 우리금융지주 역시 내부등급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여타 금융지주의 경우 내부등급법을 통해 자본비율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달된 자금으로는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일부 자금을 상환할 계획"이라며 "코코본드가 자본확충의 성격이 있는 만큼 지주사 전환 이후에 하락할 수 있는 자본비율 방어의 기능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