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직접 투자는 어렵다. 국내 증시도 조정을 받는 가운데 원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최근 우상향을 그리면서 2014년 이래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은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3일 기준 미국 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6.41달러로 2014년 11월 21일 이후 최대치다. 브렌트유(Brent)도 배럴당 86.29달러까지 치솟아 2014년 10월 29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는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다시 2260선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유가와 증시는 상반된 관계다. 고유가 기조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대안 투자처가 각광받는 이유다.
WTI 등 원유에 투자하는 ETN이 대표적이다. ETN은 WTI, 은, 니켈 등 원자재 상품거래 부문에서 ETF 보다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ETN 후발주자인 대신증권은 원자재 ETN에만 역량을 집중할 정도다.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전일 장 중 2만599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 보다 1.5배 가량의 수익률을 거뒀다.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역시 전일 기준으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고, 대신증권의 '대신 WTI원유 선물 ETN(H)'도 이날 고공행진했다.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ETF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원유 ETF인 'TIGER 원유선물'은 전일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거래대금이 14억원을 웃돌아 전월 대비 3배 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유가는 강세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가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달 23일 공동감시위원회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은 증산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원유공급 부족분을 단기간 내에 채우지 못해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세계 원유 여유생산능력은 이란 및 베네수엘라 원유 감산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짧은 시일 안에 추가 생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이미 고점이고, 국내 증시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변수 발생시 변동성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유 ETN과 ETF는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무역분쟁과 미국 중간선거 등 대외 변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ETN과 ETF에 대한 장기 투자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