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을 대상으로 이달 22일 개최되는 두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한 것으로 4일 나타났다.
이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공시에 따르면 엘리엇의 대표펀드인 '엘리엇 어쏘시어츠 엘.피.'(Elliott Associates, L.P.)는 "두 회사의 정기 주총에서 미흡한 자본관리 체계 개선 및 주주환원 가능성 제고를 도모하고 회사 경영 관련 의사결정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안건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2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본 안건이 결의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들께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이 이날 공개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보낸 프레젼테이션 파일에도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 주주들에게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하는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안건, 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 기추천한 사외이사진 선임 안건 등 자신들이 제출한 주주 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요청했다.
현대모비스 주주들에 대해서는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을 배당하는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안건, 이사의 수를 11명으로 늘리고 보수위원회·투명경영위원회 설치하는 정관 변경 안건, 기추천한 사외이사진 선임 안건 등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에 대해 "지난 5년간 KOSPI 대비 61%·경쟁사 대비 43% 등 심각한 실적 부진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기업가치도 경쟁사 대비 최대 46% 할인 등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배당 환원을 주장했다.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지난 5년간 KOSPI 대비 50%·경쟁사 대비 54% 등 심각한 실적 부진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기업가치도 경쟁사 대비 최대 46% 할인 등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함으로써 과거 사례처럼 회사의 소중한 자본이 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와 무관한 프로젝트에 사용될 위험요소를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엘리엇의 주주제안이 회사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저해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두 회사의 정기주총에서 양측간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앞두고 양측은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엘리엇은 최근 주주들에게 공개 서신을 보내 지지를 호소했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동시 개최해 이를 차단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오는 7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해 다시 한 번 여론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