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필름 FCW.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시장인 첨단소재에 주목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소재사업을 물적 분할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 technology)'를 공식 출범하고 고부가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재사업 분사를 통해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 전문성 강화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와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필름인 FCW(플렉서블 커버 윈도우)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자정보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LiBS사업은 충북 증평·청주 생산공장과 더불어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FCW사업 역시 충북 증평 공장 건설에 이어 2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은 "독자적인 경영 역량과 제품, 기술 등 사업 전문성을 강화해 글로벌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첨단소재를 회사 성장의 제3의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사업부문을 통합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고객 밀착 대응력을 높이고 사업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존의 제품 중심 조직을 미래시장과 고객의 관점에서 자동차·IT·산업 소재 3개 사업부로 재편한 것이다.

▶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듀폰 마크 도일 부회장이 최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솔루블 OLED 재료기술 인수식'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LG화학]
또한 미국 듀폰(DuPont)으로부터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플랫폼인 '솔루블 OLED' 재료기술도 인수하고 첨단 소재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솔루블 OLED는 기존 증착형 OLED 대비 재료 손실은 최소화 하고 색재현율은 극대화할 수 있어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아울러 LG화학은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23만8368㎡ 부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미래 유망소재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미래 유망소재란 산업용 초단열·경량화·고강도 소재를 총칭한다.

첨단소재 사업의 분사 또는 조직개편으로 경영 효율성 및 경쟁력 제고에 나선 화학사가 있는 반면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첨단소재 사업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는 화학사들도 있다.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인 한화첨단소재는 지난해 11월1일자로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합병을 완료하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로 공식 출범했다.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합병으로 한화첨단소재는 기존 자동차 소재에 편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태양광 등으로 다각화됐다.

특히 기존 한화첨단소재가 태양광 모듈 제조에 필요한 태양광소재를 한화큐셀코리아에 공급해왔는데 합병을 통해 태양광 소재 및 모듈의 공동개발, 운영효율성도 제고될 전망이다.

도레이첨단소재도 지난 1일자로 자회사인 도레이케미칼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합병 후에도 첨단사업을 지향한다는 의미로 도레이첨단소재를 사용한다.

양사 통합법인인 도레이첨단소재는 일원화된 경영체제를 이뤄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경영효율을 높이고 양사가 보유한 우량한 사업자산과 인프라 등을 활용해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통합법인의 초대 최고경영자(CEO)에 전해상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데 이어 고부가 소재 개발과 요소기술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전사 기술 연구조직을 총괄하는 CTO도 신설했다.

이밖에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는 터키 엔지니어드스톤 업체 벨렌코(Beleco) 지분을 인수하는 등 기존 범용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스페셜티 분야로 확대하고 있으며, 효성도 각 사업부문을 사업회사로 분할해 효성첨단소재를 출범하고 탄소섬유 생산능력 강화 및 신소재 자체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유가 변동성 심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적 사업 환경 악화와 더불어 대내적으로는 정유사들이 화학사업으로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개화되지 않은 유망 소재나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소재 시장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터키 벨렌코(Belenco) 공장 내부 모습. [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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