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4조원대 초대형IB 주자로 경쟁 구도에 섰던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지주사 내 입지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돼 초대형IB 도약 전 그룹내 비은행 강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주사들은 은행 담보 대출 위주 이자수익을 기반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지주사 수익 대부분이 이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그룹의 이자 수익은 3조9041억원으로 일년 새 5.6%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대비 5.3% 많은 2조886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각각 9961억원, 658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기 대비 각각 8.5%, 20.6% 증가한 수치다.
전기 대비 상승한 순익에도 불구 지주사 내 비은행 기여도는 미비한 수준이다. 특히 지주사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선 증권사의 이익 기여도는 70~80%에 달하는 은행 대비 저조한 수준이다.
2분기 신한금융투자는 1447억원, 하나금융투자는 903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주사내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차지하는 순익 비중은 각각 14.52%, 13.71% 수준에 그쳤다. 비은행 새 먹거리 고심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의 인수를 완료하면서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섰다. 하나금융투자도 롯데카드 인수,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인수 추진 등을 통해 비은행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업계 내 평가는 부정적이다. 지주사가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 이른바 '몸집 불리기'에 급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일부 회사는 펀드 출시 후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곤혹을 치르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 중심 지주사 내 증권사들은 대게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리스크 감수에 조심스러운 성향이 있어 IB 등을 통해 비은행 강화 부문에 매진하면 경쟁력을 갖출 순 있겠지만 일정 수준의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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