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천만원 이상의 고액계약 시 적용됐던 보험료 할인 제도가 하나둘씩 없어지는 추세다. 저금리 저성장에 부닥친 보험사들의 비용절감책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빅3'를 비롯한 생보사들은 고액보험 할인제도를 폐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교보생명이 예전에 판매했던 '(무)교보NEW종신보험'은 주계약 보험가입금액 1억원 이상 가입 시 보험료를 2% 할인해줬으나, 현재 팔고 있는 '(무)교보실속있는New건강플러스종신보험'은 상품약관에 고액보험 할인조항이 없다.
DB생명의 '10년의 약속 변액유니버설종신보험'은 고액계약 할인 혜택을 삭제하고 유지 보너스만 제공하는 것으로 개편됐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고액보험 할인제 손질에 나선 것은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돼 적립금 충당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0.75%다. 이에 따른 자산운용수익 감소와 추가적립금 증가는 보험사 실적악화 원인으로 작용한다.
고액 치료비를 요구하는 중대질병의 증가에 따라 고액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보험소비자들도 많아지는 추세여서 불만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트렌드는 고액할인이 많이 없어졌고 오래 계약하시는 분들에게 환급률을 높여주는 장기유지보너스로 가고 있다"며 "지금 기준금리를 생각하면 0.75%로 운영해서 1% 할인한다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마다의 전략에 따라 특정상품의 경우 고액할인 혜택을 남겨놓음으로써 더 큰 주목을 받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의 저해지환급보험 신상품 '한화생명 실속있어좋은 GI보험'은 타 보험사의 상품과 달리 고액보험료 할인을 유지하고 있다.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중증치매상태 등 주요 질병뿐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장해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
저해지환급형 보험은 가입 후 일정 기간 동안 해지환급금을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내린 상품으로, 한화생명은 할인을 더해 경쟁력을 높였다. 한화생명 실속있어좋은 GI보험은 △보험가입금액 1억원 이상~1억5000만원 미만 2.5% △1억5000만원 이상~2억원 미만 3% △2억원 이상 4% 할인 혜택을 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IFRS17을 대비하려면 저축성보험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보장성보험 확대를 위한 전략상품"이라며 "보험료 부담은 줄이고 보장은 그대로 가야한다는 측면에서 (저해지보험 출시는)각 보험사들의 보장성 확대 전략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이 저해지를 안 하다가 4월달에 들고 나왔고, 각 보험사들이 미니보험, 암보험, 간편보험, 당뇨보험 등 전통적인 종신보험 시장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며 "보장성보험은 웬만한 상품이 다 나온 성숙시장이기 때문에 틈새를 파고들면서 보험도 움직이는 것"이라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