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바람 속 성장한 포털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필수적인 과제다.
수많은 디지털 기업들이 새로 나타나는 현재 상황에서 단순히 기술만으로 또 다른 변화를 꾀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다방면에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 네이버, 2040년까지 카본 네거티브 추진…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오는 204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감축을 더 크게 하는 카본 네거티브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기업가치의 중대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는 기후 변화·정보 보호 및 보안 등 리스크 관리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발언 속에는 ESG경영을 통해 네이버가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네이버의 움직임은 국제 친환경 건물 인증제도(LEED)에서 최고 등급 인증을 획득한 데이터센터 '각'에서부터 시작됐다.
각은 에너지 효율 지표인 PUE도 한국 인터넷 데이터센터 평균인 2.3보다 낮은 1.09를 기록했다. 이는 그만큼 전력을 적게 사용함을 의미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로는 네이버가 전력을 적게 쓰는 서버를 직접 개발해기 때문이다.
특히 서버 룸 같은 경우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여 효율성이 낮아지지 않도록 차폐 시스템을 구축했다. 버려지는 열은 한겨울에 도로 열선과 온실 난방에 사용하고 태양열을 모아 야간 외부 조명과 본관 온실에 쓴다.
친환경 기술 집약체인 각은 지난 2019년 연간 21만7095키로와트시(kWh)의 전력과 이산화탄소 배출 97톤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네이버 본사 사옥인 그린 팩토리 또한 친환경과 에너지 절감을 중시해 만들어졌다. 설계 단계부터 환경을 고려해 에너지 절약형으로 건축됐으며 설비 투자를 통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그린 팩토리 내 에너지 소비량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준공 예정인 제2사옥 역시 건축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에 대한 노력을 이어갔다.
사옥에는 지열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 설비가 구축될 예정이다. 고단열 창호를 사용해 에너지 낭비를 사전에 차단한다. 건설 단계에서부터 LEED의 친환경 시공 기준을 준수하고 건설 폐기물의 90% 이상을 재활용할 방침이다.
동반 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 이행 및 이해관계인들과의 협력·소통 강화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적극적인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거래회사 선정 시 입찰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하도급 법규 준수를 위한 4대 실천 사항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파트너사 사업운영을 높기 위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17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임직원 권리와 복지 향상을 위해 법률에 따른 노사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다. 여성 임직원 비율 등 양성 평등 부분은 업계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채택해 운영하며 투명성도 확보했다. 현재 한성숙 사장을 포함해 김상헌 전 사장·최휘영 전 사장 모두 창업자와 친인척 관계 등에 있지 않은 전문 경영인이다.
◆ 카카오, 종이 없는 사회 실현 앞장…파트너와의 상생 초점
카카오가 꿈꾸는 미래 사회엔 종이가 없다. 대신 카카오톡이 있을 뿐이다. 카카오페이는 청구서 서비스를 통해 종이 사용량을 대체하고 있다.
청구서는 카카오페이의 모바일 기반 전자고지 결제 서비스다. 종이 형태의 고지서를 카카오톡으로 받아 납부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 제고 및 우편발행 비용 절감·환경보호에 기여한다.
청구서 서비스는 2019년 기준 총 3000만건이 이용됐다. 이를 종이 고지서로 환산하면 약 210억원의 비용이 절약된 셈이다. 이로 인해 보호받은 30년생 나무는 4350그루에 달한다.
카카오는 환경보호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우선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 중이다. 물리적인 장비 운영 숫자를 줄이는 클라우드 가상화 기술을 도입해 전체 서버 시스템의 40%에 달하는 양을 가상화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IT 인프라 장비 운영에 필요한 전기와 공조에 사용하는 전기는 물론 서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포함한 물적 리소스를 줄이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총 4개의 IDC에 각 용도에 맞는 전산장비를 배치해 에너지와 공간 활용성을 최대한 높이고자 노력 중이며 전산실 쿨링 시스템 개선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 최소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수가 만료된 서버 등을 폐기할 때 재활용 조치 가능한 협력사를 이용해 폐기물 등에 의한 환경오염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는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카카오스페이스를 조성하며 탄소를 줄이면서도 쾌적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본사인 스페이스닷원을 설계하고 건축하는 과정에서도 친환경 건축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카카오스페이스에 추가로 세워질 부속 건물들은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목표로 준비 및 실행해나가고 있다.
카카오의 사내카페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작년 8월부터 한 개 매장을 머그 전용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그 결과 월 약 4000개에 달하는 종이컵 사용량이 4분의1로 줄었다.
사내카페 전 매장에서 사용하던 플라스틱 빨대는 친환경 소재 빨대로 교체하는 등 사소한 부문에 있어서도 환경보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자폐인 디자이너들의 재활을 돕는 사회적기업 오티스타와 협업하고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의 시계 브랜들리는 2016년부터 판매하며 신제품 출시 때마다 메이커스에서 선공개한다.
휴대용 손돋보기 이플루비 멀티 루페를 2017년부터 주문 제작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품을 선보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는 동반 협력사에 대해 패밀리 대출과 교육·장례·건강검진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파트너와 상생에 초점을 둔 카카오상생센터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선 카카오의 문화 콘텐츠 창작자들과 스타트업들이 고품질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산업에 기여하는 선순환 모델을 정착시키기 위한 사업이 진행된다. 현재까지 누적 파트너 수는 1500개다.
카카오는 투명한 지배구조 구현을 위해 지배구조 관련 업무 처리 기준 절차와 결과에 대한 공개를 적극 이행 중이다.
이사회는 독립적 판단과 의사 결정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과반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2018년부터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주주 총회 분산을 위한 자율 준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이사회 규정에 따라 총 3인의 이사로 구성되며 전원 사외이사로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