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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2만달러를 넘어서며 어느덧 2만5000달러 달성을 목전에 둔 가운데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CBDC 도입과 비트코인 간 상관관계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CBDC 발행을 계기로 향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를 거란 '긍정론'과 오히려 비트코인의 하락을 부추길 거란 '부정론'이 공존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 간 CBDC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의 80% 이상이 CBDC 시스템 연구·개발(R&D)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 10월 바하마가 세계 최초로 CBDC를 발행한 데 이어 유럽 각 국이 디지털 유로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은 범용 CBDC 실험 수행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중국과 스웨덴의 경우 이미 디지털 화폐 도입 테스트를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은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CBDC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준비하면서 실험 유통 시스템 구축을 기획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CBDC 도입이 늘어남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거란 의견이 나온다.CBDC를 활용하는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향후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덩달아 올라갈 거란 분석이다.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배리 실버트 CEO는 "수십 종의 CBDC가 나온다면 모든 금융회사는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할 금융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한다"며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면 비트코인과 같은 다른 가상화폐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 디지털 위안 도입 움직임, 디엠(옛 리브라) 출시 가능성 및 페이팔 등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거래허용 확대 등은 가상화폐가 점차 우리의 일상생활 침투, 특히 거래수단으로서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화폐의 여러 기능 중 거래수단으로서 가상화폐 혹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활용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질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CBDC 발행이 되려 비트코인의 가치를 떨어뜨릴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CBDC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역할이 축소될 거란 관측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역시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CBDC가 발행되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같이 민간에서 발행된 코인은 설 자리가 없어질 거라 전망했다.

암호화폐(가상자산) 전문 외신 AMB크립토는 CBDC가 비트코인에 대해 단기 강세 심리를 형성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시가총액 감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CBDC의 발행이 비트코인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란 시각도 존재한다. 화폐의 기능 관점에서 볼 때 CBDC와 비트코인은 애초 다른 성격을 지녔다는 분석이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특임교수는 "앞으로 CBDC가 나온다 하더라도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남을 테고, CBDC는 교환의 매개 수단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오히려 CBDC는 비트코인이 아닌 스테이블 코인과 경쟁하는 구도를 보일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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