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컬리가 '과다 포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상반기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30일 경기 김포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유통사 관점에서 포장재 편의성을 어디까지 높여드릴 수 있는가는 양날의 검"이라며 "편의성을 높여드릴수록 품질이 떨어진다"며 포장재에 대한 고심을 전달했다.
이어 "현존하는 재사용 포장재도 식약처에서 권고하는 일회용 포장재 만큼의 품질 위생을 담보하진 못한다"면서 "저희 입장에서는 꾸준한 딜레마"라고 강조했다. 또 "여러번의 실험을 거쳐서 실제로 외포장재 나오지 않는 (재사용) 포장재를 곧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019년 9월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재, 각종 보냉재를 지나치게 사용해 마켓컬리가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올 페이퍼 챌린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날 김 대표는 또 한번의 포장재 혁신과 함께 공들여 준비한 김포 물류센터도 처음 공개했다.
그는 "2년 반전에 (물류센터를 짓는) 프로젝트 시작해서 완공했다"며 "올 상반기 중 새벽배송 지역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가 서울·수도권에 있다보니 서울 수도권 근교에 있는 밀집지로 (새벽배송 권역 확대를) 시도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컬리가 지난 2일 오픈한 김포 물류센터는 신선식품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총 2만5000여평 크기로 서울 장지 물류센터 등 기존에 운영해 오던 4곳을 모두 합한 면적의 1.3배 규모다. 컬리가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상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김포에는 냉장, 냉동, 상온센터도 모두 갖췄다.
컬리는 김포 물류센터 오픈으로 일 평균 주문량 약 22만 상자(새벽·택배배송 합계)의 2배인 44만 상자 정도를 처리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기존 장지 물류센터는 수도권 동남권을 맡고 김포 물류센터는 서북부 지역을 집중 담당해 배송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서부 상권에 먼저 둥지를 튼 SSG닷컴 물류센와는 불과 1.7㎞ 떨어져 있다. 서부 상권 '새벽배송'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김포 센터는 기존 5년 동안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운영해 온 컬리의 노하우와 LG CNS의 기술력이 합쳐진 자동화 시스템 'QPS(Quick Picking System)'를 도입했다. QPS는 기존 장지 물류센터 'DAS(Digital Assorting System)'와 달리 상품 분류 담당자가 레일을 통해 자신 앞으로 이동해 온 상품을 시스템 지시에 따라 상자에 담고 바로 포장 단계로 넘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장지 물류센터의 DAS는 주문 200건씩을 모아 처리하는 방식이었으나 김포 QPS는 실시간 픽킹(Picking)과 팩킹(Packing)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주문량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확보했다. 작업 동선의 최소화를 통해 근무자의 피로도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킨 부분도 QPS의 장점이다.
김 대표는 QPS 시스템이 관리가 까다로운 신선식품을 운영하는데 있어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장지 등 물류센터에도 QPS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자동화 설비라는 것이 모든 공간 면적에 효율적인 건 아니다"며 "모든 물류센터에 가장 중요한 건 면적당 출고량이 얼만큼이냐인 것인데 면적당 출고량이 비용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물류센터에는 QPS 시스템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순차적으로 자동화 넣고 있지만 현재 물류센터의 지형적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경쟁사인 SSG닷컴의 경우 80%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만 마켓컬리는 50% 수준이다.
QPS 시스템은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주문이 몰리는 새벽배송 서비스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결과 컬리의 김포 물류센터는 QPS 도입으로 같은 주문량을 처리할 때 장지 센터 대비 인력의 20%를 감축하는 효과를 봤다.
마지막으로 컬리의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과 관련해선 "그로서리가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것은 전세계적 트렌드"라며 "유통은 로컬 비즈니스고 아마존만 해도 미국 매출 비중이 70%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 80%에 육박하나 식품은 20% 미만에 불과하다"며 "국내 시장에서 성장만 해도 승산이 있는 것이며 글로벌 시장은 필요하다면 고려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