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글로비스 물류운송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 반등세에 지난 1분기 호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해외물류 사업부문이 성장했고,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면서 부품운송 사업인 CKD사업까지 호황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물류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4조7900억원대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2200억원을 넘어서며 4개 분기만에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는 물류, 유통, 해운 등 사업부문 중 해외물류와 유통의 CKD사업이 각각 2조원 안팎의 매출을 내며 실적 전반을 이끌었다고 추정한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CKD와 해외물류 부문의 외형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공장 가동률을 일시 낮췄지만 하반기 들어 미주 등에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량 등의 호조가 이어지면서 공장 가동률을 높여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운송 담당으로 지난 10년간 현대·기아차를 등에 업고 매출을 확대해 왔다.

최근 현대·기아차 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 물량을 잇따라 수주해온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운송 후발주자임에도 해외 86개의 주요 물류거점을 둔 덕에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했고, 2019년부터는 비계열사 완성차 운송 매출 비중을 53%까지 끌어 올렸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폭스바겐콘제른로기스틱'과 5000억원 규모 완성차 해상운송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대차그룹 외에서도 계약 규모를 대폭 키워가고 있다. 향후 3년간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벤틀리 승용차를 독일 브레머하펜항과 영국 사우샘프턴항에서 상하이·신강·황푸 등 중국 내 주요 항만으로 운송하게 된다.

▶ ⓒ현대글로비스

글로벌 자동차 운송 실적은 올해 더 확대할 전망이다.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완성차 해상물동량은 1675만대로 지난해(1509만대) 대비 11% 증가가 점쳐진다.

운임 강세가 지속되는 점도 호재다. 영국 드로리(Drewry)가 발표하는 세계 컨테이너 운임지수(WC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220% 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 4월에도 4910.54달러/FEU의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화주사에게 운임을 받고 해외로 물류를 실어나르는 부분에 한해서는 운임 강세가 매출 증가의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자동차 운반선(PCTC) 사업을 주력으로 매출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달 중국과 유럽을 잇는 철도 운송 브랜드 'ECT'를 출시하고 고부가가치 상품과 완성차 등을 실어 나르기로 했다. 폴란드 마와셰비체에 철도 화물 환적 시스템을 갖춘 아담폴과 창지우의 막대한 중국 횡단철도 운송 물량을 합쳐 사업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화물운송 주선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직영 사무소를 설립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등 항공물류 사업 체계도 공고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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