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CJ ENM의 불합리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하자 CJ ENM은 콘텐츠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프로그램 사용료를 두고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CJ ENM은 20일 IPTV 3사 성명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IPTV 3사가 콘텐츠의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다"며 "국내의 음원, 웹툰, 극장 플랫폼 등이 고객들의 콘텐츠 이용료 가운데 50~70% 가량을 콘텐츠 제공사에 배분하는 것과 비교하면 유료방송 플랫폼사가 챙겨가는 몫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앞서 IPTV 3사는 이날 오전 한국IPTV방송협회를 통해 성명서를 내고 "최근 국내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자사 콘텐츠 공급 중단을 볼모로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와 불공정한 거래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미디어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CJ ENM이 IPTV 3사에 전년 대비 최소 25% 이상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CJ ENM을 겨냥한 것이다. IPTV 3사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콘텐츠 공급 대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콘텐츠에 대해 자사 OTT에는 유료방송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공급 정책에 차별을 두고 있다"며 "더욱이 유료방송 사업자의 모바일TV에는 콘텐츠 공급 대가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인상을 요구하며 수용이 불가할 경우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J ENM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CJ ENM은 "현재 IPTV 3사와 올해 실시간채널 공급에 따른 프로그램사용료 인상율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청점유율 상승에 따른 당사 채널의 영향력과 제작비 상승 및 콘텐츠 투자규모에 걸맞는 요구안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 IPTV가 고객들에게 수취한 기본채널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중 16.7%만이 실시간채널 공급 대가로 전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배분되고 있다"며 "IPTV 3사는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나 위성 플랫폼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프로그램 사용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IPTV사가 홈쇼핑채널에서 받는 송출수수료는 지난 5년간 연평균 39.3%씩 인상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CJ ENM은 "일부 IPTV사의 경우 해외 OTT에게는 파격적인 수익배분을 해 주면서 국내 방송사의 콘텐츠 평가에는 여전히 인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CJ ENM은 IPTV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실시간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CJ ENM은 당사 채널들의 실시간 방송과 VOD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KT와 LG유플러스 OTT에 제공하고 있다.
CJ ENM은 "IPTV 측은 해당 서비스가 자사 IPTV 서비스를 단순히 모바일 환경으로만 옮겨놓은 '모바일 IPTV'라고 주장하지만 당사는 명확히 OTT라는 입장"이라며 "그동안 비중이 컸던 IPTV 프로그램 사용료 본계약과 연계해 'KT 시즌'과 'LGU+ 모바일TV'에 헐값에 콘텐츠를 공급했지만 올해부터는 '콘텐츠 제값받기'가 필요하다고 판단, IPTV 계약과 분리된 별도의 재계약 협상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타 OTT에도 동일한 잣대를 가지고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며 "OTT간 차별적인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 조건은 없다"고 강조했다.
CJ ENM은 '패드TV' 등 신기술 적용 서비스의 대가 산정에 관한 문제도 언급했다. IPTV 3사는 CJ ENM이 IPTV를 태블릿PC에서도 볼 수 있는 '패드TV(PAD TV)'에 콘텐츠 공급 불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IPTV 3사는 "PAD TV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IPTV 단말 기기로 인정했지만 CJ ENM은 자의적인 해석으로 콘텐츠 공급 불가를 주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 ENM은 "기술과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PAD TV 등 IPTV 신기술 적용 서비스가 출시될 경우 해당 콘텐츠의 저작권 관련 기술적 보호조치 방안 및 가입자수 자료를 콘텐츠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이에 따른 사용료 협상을 하면 되는 사안일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