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에도 공급병목 현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최소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테이퍼링을 시작한 미 연준도 내년 상반기 중 첫 금리인상에 이어 3회 안팎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한·미 통화당국의 금리인상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미 연방준비제도(Fed, Federal Reserve Board)가 내년 중 정책금리를 3회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채 및 MBS 매입액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이 내년 3월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준은 내년 상반기 중 한 차례,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은 내년 3~6월중 정책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내년에 이어 2023년에도 2~4회에 걸쳐 정책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Citi), HSBC, DB, 바클레이(Barclays),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JP모건(JP Morgan) 등이 내년 3회 인상을 예상했으며 노무라와 BoA(Bank of America)는 연준이 4회에 걸쳐 매 분기마다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0.00~0.25%의 정책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연준이 내년 중 3회 인상하게 되면 정책금리 상단은 1.00%까지, 4회 인상할 경우 하단도 1.00%까지 오르면서 제로금리를 벗어나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사이클에서 정책금리를 1.0~1.25%까지 인상한 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했으나 최근의 빠른 정책기조 전환 등을 고려하면 최초 금리인상 이후 비교적 단기간 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논의가 이미 시작된 만큼 빠르면 내년 하반기 중 양적 긴축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두 차례 인상을 통해 제로금리를 벗어난 한국은행도 내년 중 최소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4분기 들어 3%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보다 물가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공급병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보고서에서는 아직까지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주요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내년에는 이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이 물가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선 지난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 나선 이주열 총재도 내년에는 국제유가 등 공급측 요인과 함께 개인서비스물가, 주거비 등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주열 총재는 "실제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가상황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1분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으나 시기를 미리 정하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 전개상황과 방역조치 등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도 적절히 운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