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 재택근무와 원격회의 등 비대면 정보기술(IT)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279조6000억원과 영업이익 51조6300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은 역대 최대치이고, 영업이익은 반도체 전성기 시절인 2018년(58조 89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자 역대 3번째다.
역대 최대 매출 배경에는 단연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94조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미국 인텔(93조8400억원)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1위(매출 기준)로 복귀했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29조200억원을 기록,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첨단공정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꾀할 방침이다. 또한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시장 리더십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울러 새해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용 대량 판매 모델 등 시스템온칩(SoC) 종류를 늘린 뒤 시스템 반도체(시스템LSI) 사업을 본격 육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역대 최대 매출 대열에 합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와 인텔에 이어 반도체 업체 3위 타이틀을 유지하게 됐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34.8% 증가한 42조99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40조4451억원)을 넘어선 것이자 역대 최고 기록이다. 영업이익은 147.6% 늘어난 12조4103억원을 기록했다.
D램 사업에서 PC와 서버 제품 등 응용 분야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점이 주효했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DDR5, HBM3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 낸드 사업도 지난해 연간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사업에서 재고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시장의 변동성은 줄이고 수익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낸드 사업의 경우 계속해서 규모의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1단계 절차가 마무리되며 출범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저장장치(SSD) 사업이 추가되면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를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하반기 D램 수요가 살아나고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으로 두 기업은 전세계 D램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306조198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창립 이래 사상 최대 매출이자 300조원대 최초 돌파다. 영업이익은 58조2910억원으로 201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의 효과를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올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9조3000억원, 19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