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손보사들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일제히 인하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는 4월 중으로 차 보험료를 1.2~1.4% 내린다. 이번 보험료 조정으로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소폭 오르겠지만 손익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4월부터 차보험료를 1.2% 내리기로 결정하자 대형 손보사들이 잇달아 보험료 인하에 동참했다.
DB손보, 현대해상은 각각 1.3%, 1.2%를 인하한다고 밝혔고 뒤이어 KB손보는1.4%를 메리츠화재는 1.3%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보험료 인하는 손해율 개선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와 비교해 내준 보험금 등 손해액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사업비 등을 고려해 차 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80% 정도다. 빅5 손보사의 지난해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 구간은 78.0%~81.5% 정도다.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78.0%로 5개사중 가장 낮았고 DB손보 79.6%, 삼성화재 81.1%, 현대해상 81.2%, KB손보는 81.5%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자동차보험료 조정으로 손보사들의 손익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2017년 자동차보험료 인하 당시 평균 손해율이 크게 상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2016년부터 보험료 인하가 세차례에 걸쳐 진행됐기 때문에 손해율 상승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하 결정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또 인하분 만큼 특약조정을 통해 방어가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차보험료 인하로 빅3사의 경과보험료는 400억원에서 555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0.8%p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손해율 상승은 불가피하나 하반기 마련될 한방진료 가이드라인 등 제도개선에 기대를 걸만 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선안의 핵심은 경상 환자 과잉진료, 한방분야 기준 마련, 상급 병실 기준 마련이다.
그간 경상환자 과잉진료 및 상급병실이용, 한방진료는 대표적인 자동차보험금 누수의 주범으로 업게가 장기간에 걸쳐 개선을 요구하던 항목이었다.
최근 5년간 경상환자 진료비 중 한방진료비 비중은 73%까지 증가했으며 금액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만약 하반기에 한방진료 가이드라인에서 양방진료와 동일하게 보험료 지급기준이 마련된다면 손해액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또 상해등급 14~16등급의 환자를 경상환자로 분류하는데 이들의 보험금 비중은 66%를 차지하며 진료비 기준으로는 3조원으로 중상 진료비 1조5000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내년 1월부터는 경상환자에 대한 합리적 치료비 지급 체계가 적용될 예정이며 이 또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제도개선은 발생손해액에 대한 통제권을 보험사가 조금 더 확보할 수 있게돼 긍정적"이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