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사와 국내 완성차업체 간의 상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이 '인상' 수순으로 가고 있다. 철강재의 주 원료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철강사는 원가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와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업체 간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은 톤당 15만원 인상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철강업계는 톤당 2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완성차업체는 톤당 10만원 미만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제시한 인상 규모의 중간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월 28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하긴 했지만 인상폭이 원가나 시황 상승분에 비해 낮았다"며 "올해는 지난해 미진한 부분을 다 반영해 가격을 인상하려고 협상 중"이라고 발힌 바 있다.
원재료 가격은 올해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중국 칭다오항 수입 기준 철광석 현물가격은 톤당 152.8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보다 29.9달러(24.3%) 올랐다. 동호주 항구 기준 제철용 원료탄 현물가격도 톤당 490달러로 연초보다 130.4달러(36.3%) 급등했다.
이번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으로 철강사는 한숨 돌릴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현대제철이 현대차·기아에 납품하는 자동차 강판 물량은 연간 약 500만톤 중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강판 가격이 톤당 15만원 인상되면 매출이 7500억원 가량 상승하는 셈이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자동차·가전 등 냉연 부문에서 19조92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철강 부문 전체 매출의 31.4%를 차지한다. 비중이 가장 높다.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열연·냉연·후판 등 판재류에서 14조452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의 57.1%를 담당했다. 특히 현대제철의 연간 매출의 40%는 현대차·기아향 납품 물량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원재료 가격이 올라도 원가 부담 증가분을 가격에 다 반영할 수는 없다"면서 "주요 전방산업인 자동차업계의 업황과 철강업계의 경영 환경도 고려하면서 서로 합의가 가능한 수준에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