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직원들이 출선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본문과 무관함.ⓒ포스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 대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철강 공급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철강 가격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전 세계 철강 수요를 지난해보다 0.4% 증가한 18억4020만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10월 발표한 올해 수요 증가율 전망치 2.2%보다 1.8%p 낮춘 것이다.

막시모 베도야 WSA 경제위원회 회장은 "2022년과 2023년 철강 수요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이 점진적으로 계속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WSA는 이번 전쟁의 영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역 및 재정 의존도에 따라 달리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또한 이러한 영향은 철강 원자재를 포함한 글로벌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공급망 혼란을 지속적으로 야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세계적인 자원 대국이라는 러시아의 입지가 있다. 원자재 시장조사기관 코리아PDS에 따르면 러시아의 제철용 원료탄 수출량은 지난 2020년 기준 전 세계 수출량의 9%를 차지한다. 호주·미국·캐나다에 이어 세계 4위 제철용 원료탄 수출국이다. 니켈과 알루미늄 시장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1%(5위), 5.6%(3위)에 달한다.

여기에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한몫하고 있다. EU는 러시아산 철강에 대해 금수조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철강협회에 따르면 러시아는 터키에 이어 EU의 두 번째 철강재 수입국이다. EU는 러시아로부터 2020년과 2021년 각각 320만톤, 370만톤의 철강 완제품을 수입했다.

EU가 러시아산 철강재를 수입하지 못하면 공급부족과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WSA는 올해EU와 영국의 철강 수요가 전년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립국가연합(CIS)의 철강 수요는 23.6%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WSA는 "이번 전쟁은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이어질 것"이라며 "또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은 에너지 무역의 전환, 글로벌 공급망의 재구성 등으로 장기간 글로벌 철강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영향으로 글로벌 철강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전 세계 철강 수요 증가세 둔화는 우려되지만 전쟁에 따른 공급망 축소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철강 가격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 열연 가격은 톤당 14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고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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