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3% 중반대를 기록했던 5G 가입자 증가율은 올해 하락세를 이어가며 최근에는 두 달 연속 2%대를 나타내고 있다.
5G 품질에 대한 불신과 고가 요금제 등이 가입자 증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5G 중간요금제 출시가 가입자 반등의 계기가 될 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5G 가입자 수는 2347만112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2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5개월 만에 2300만명을 넘어선 것.
구체적으로 △SK텔레콤 1114만9839명 △KT 711만8304명 △LG유플러스 512만5703명 △알뜰폰 7만7279명 등이다.
다만 5G 가입자 증가율은 2.46%로 지난 3월에 이어 2%대를 유지했다. 올해 월별 5G 가입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1월 3.11%, 2월 3.32%, 3월 2.79%, 4월 2.46%다. 월별 증가율이 3.4~5.3%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하락 폭이 크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2019년 5G 상용화 이후 현재 5G가 대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입자 증가율도 이전 수준을 따라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다만 대부분 고가로 형성된 5G 요금제와 여전히 높은 5G 품질 불만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개선 여부에 따라 가입자 증가율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통3사 모두 투자 확대 등을 통해 5G 품질 및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출시될 5G 중간요금제 효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5G 상용화 이후 고가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따라 특정 연령층 대상의 중저가 5G 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선택권을 확대한 바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저가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정부와 국회에서도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정부는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 발표를 통해 오는 3분기부터 소비자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한 적정 수준의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통3사 역시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대한 사회적 여론과 정부의 압박을 의식한 듯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고객의 니즈와 이용 패턴, 5G 가입자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5G 중간요금제 출시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관련업계에선 5만~6만원대에 30GB 이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출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3~27GB다.
기존 이통사 5G 요금제 체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5G 가입자 증가율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그간 고가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통사들의 5G 중간요금제 출시는 가입자 증가율 반등의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면서도 "요금 인하 노력 외에도 5G 망 투자 확대 등 품질 개선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