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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생안정 대책으로 '가계통신비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특정 계층을 위한 5G 특화요금제 확대 의지도 드러낸 상태다.

이동통신3사도 저마다 셈법 계산에 분주한 가운데 내달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3사 CEO(최고경영자) 간 회동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장관은 내달 7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이통3사 CEO와 간담회를 갖는다. 이는 지난달 이 장관 취임 이후 이통3사 CEO와 첫 공식 회동이다.

앞서 정부가 5G 요금제 세분화를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에 시동을 건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과기정통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2347만1125명이다. 관련업계에서도 5G가 대중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5G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이통3사와 알뜰폰의 5G 요금제 93개를 분석한 결과, 월 데이터 20~10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반면 100GB 이상 요금제는 39개, 10GB 이하는 54개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들이 5G 요금제 세분화를 촉구하는 이유다.

통상 새 정부 출범 때마다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이 발표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도 지난달 30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3분기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5G 특화요금제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민생안정 방안 중 하나로 어르신·청년 특성에 맞는 5G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통3사별 5G 특화요금제를 살펴보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곳은 LG유플러스 뿐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5G 라이트 시니어(월 4만5000원)'를 통해 월 8GB 데이터를 제공 중이다.

청소년 및 어린이 대상 5G 요금제는 SK텔레콤 3종(5G 0틴·5G ZEM플랜 퍼펙트·5G ZEM플랜 베스트), KT 3종(5G Y틴·5G 주니어·5G 주니어 슬림), LG유플러스 4종(5G 라이트 청소년·5G 키즈 45·5G 키즈 39·5G 키즈 29)이 있다.

KT의 경우 5G 요금제를 사용하는 20대 고객에게 스마트기기 공유데이터 등을 추가 제공하는 'Y덤' 혜택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5G 요금제는 SK텔레콤 2종(5G 행복누리 레귤러·5G 행복누리 슬림), KT 3종(5G 베이직 복지·5G 심플 복지·5G 슬림 복지)이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5G와 LTE 가입자 증가폭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요금제 선택권은 제한된 상황"이라며 "5G 요금제 세분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통3사 역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등을 고려해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최근 과기정통부에 5만9000원 이하에 데이터 21GB 이상을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선 이번 간담회 이후 5G 중간요금제 및 특화요금제에 대한 세부 내용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5G가 상용화된 지 4년차에 접어든 만큼 내부에서도 요금제 다양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한 방안에 대해 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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