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가즈프롬네프트(Gazprom Neft)의 쇄빙유조선.ⓒ삼성중공업

지난해 12월 미국 및 유럽연합(EU)가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제재하기 시작한데 이어 다음달 5일 석유제품 수출 제재도 개시됨에 따라 향후 유조선 시장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가격상한선 규제 개시 이후 급감함에 따라 석유제품에 대한 규제도 유럽의 에너지 수입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유럽 석유 트레이더들은 최근 러시아에서 출항한 석유제품선이 EU의 제재 개시 이전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마지막 선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오는 2월 5일부터 러시아가 수출하는 석유제품에 대해 가격상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선 지난해 12월 5일 미국, EU 등 27개국은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당 6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만 거래됐을 경우에 한해 해상운송시 해당 국가의 기업이 제공하는 보험 및 금융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는 가격상한제를 개시했다.

이와 같은 조치는 러시아가 석유판매를 통해 전쟁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차단하고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에서 수출하는 석유제품이 가격상한제 제재를 피하려면 선적과 운항, 하역, 정산까지 2주 내에 마쳐야 한다. 업계에서는 원유 제재와 달리 석유제품은 러시아가 우회수출 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18일간 EU, 노르웨이, 영국 등에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는 일일 44만8000배럴로 지난해 12월(일일 66만3000배럴) 대비 약 32.4% 감소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해 초 이들 지역에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가 일일 67만배럴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상한제 규제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유럽이 수입한 러시아산 디젤은 일일 169만배럴로 전체 수입의 27%를 차지하고 있는데 다음달 초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가 시작된 이후부터는 이 수치도 달라질 전망이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이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면서 미국이 이에 따른 반사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정유업계로부터 유럽이 수입한 디젤은 일일 23만7000배럴로 3만4000배럴에 불과했던 지난해 초에 비해 약 7배 급증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 산유국들도 '탈러시아'에 나선 유럽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연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의 카드리 심슨(Kadri Simson) 에너지위원장은 "우리는 에너지 시장이 대체공급원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고 믿고 있다"며 "그동안 전략적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함으로써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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