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선박 발주에 184억달러를 투자하며 일본, 그리스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중국이 중고선 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선박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대일로' 정책 추진과 함께 중국 해운업계가 지속적으로 선단 확대에 나서면서 그리스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왕' 타이틀도 조만간 중국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9일 영국 선박가치 평가기관인 베셀즈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중고선 시장에서 149억2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542척을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가 97억7000만달러(376척)를 투자해 2위를 기록했으며 아랍에미리트(51억4000만달러, 271척), 스위스(51억3000만달러, 109척), 일본(46억4000만달러, 106척)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중고선 매입 뿐 아니라 매각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중국이 중고선 매각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129억3000만달러(532척)로 그리스(117억1000만달러, 428척), 싱가포르(88억5000만달러, 281척), 일본(71억6000만달러, 287척), 독일(53억2000만달러, 227척)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보유한 선단 규모는 7114척(1824억9000만달러)으로 척수 기준 가장 많았으나 선단가치에서는 일본(1936억4000만달러, 5974척)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리스는 선단가치(1526억9000만달러) 기준 3위에 올랐으며 미국(978억9000만달러, 2404척), 싱가포르(719억2000만달러, 2860척), 한국(629억9000만달러, 1728척), 노르웨이(588억1000만달러, 1731척), 독일(520억3000만달러, 2224척), 영국(493억2000만달러, 1317척)이 뒤를 이었다.
중국이 선박 발주에 이어 중고선 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거래에 나서면서 전통적인 '선박왕'으로 불렸던 그리스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384척의 선박이 발주됐으며 이들 선박 발주에 1243억달러가 투자됐다.
중국은 184억달러(284척)를 투자해 일본(151억달러, 202척), 그리스(110억달러, 76척)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583억달러 규모의 선박 728척을 수주하며 한국(453억달러, 289척)을 제치고 글로벌 수주 1위를 기록했는데 중국 해운업계 발주가 자국 조선업계 수주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박사는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지난 2015년부터 중국 해운업계도 선박 발주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선박왕' 타이틀은 그리스에서 중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방향에 따라 선단을 운영하는 그리스·일본 선사들과 달리 중국은 정책적인 측면도 감안해 선단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남중국해 분쟁과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해운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