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99%…점도표·금리인하폭 주목
유가 90달러 돌파에 인플레이션 우려 부각

이번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달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최근 급등한 유가 영향으로 금리 정책 변화 시점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지난 15일 종가 기준 2601.28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10일 이후 종가 기준 처음으로 2600선을 회복했지만, 이날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오는 21일 새벽 발표될 FOMC를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99%로 나타났다. 금리 동결 결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과 점도표(금리전망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식시장에 가장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점도표가 하향조정되는 것이다. 6월 FOMC에서 공개된 올해 점도표는 5.6%, 현재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점도표는 5.4% 수준이다. 점도표가 하향되면 11월,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면서 단기적으로 증시 부양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도표가 유지될 경우 점도표 분포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 6월 올해 금리동결 의견을 표시한 연준 위원은 전체 18명 중 6명이었다. 이번 FOMC에서 연내 동결 의견을 표시한 연준 위원이 증가한다면 시장에서는 우호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연내 동결 의견이 이전과 동일하거나 감소했다면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위험자산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점도표가 상향 조정될 경우 주식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 악재로 꼽힌다. 장기간의 금리 인상으로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줄어들었다고 해도 단기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24년, 2025년 금리인하 전망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2024년 0.1%p, 2025년 1.20%p의 금리 인하 속도가 유지되거나 더 확대될 경우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뜻으로 시장은 받아들이면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인하폭이 축소된다면 채권금리,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증시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준이 지속적으로 물가 안정을 강조해온 만큼 다시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연준은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을 남기고자 할 것이고 유가 상승은 아주 좋은 구실이 될 것”이라며 “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리지 않더라도 추가 인상에 대한 불안감을 통해 금리를 높이는 것 같은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연준이 아주 매파적인 입장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정책 전망을 두고 의견 대립이 발생하고 있고, 유가가 급등했지만 최근 물가 지표들이 안정적이었던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시장의 우려보다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며 “임금,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가 이전보다 완화돼 동결 의견이 6월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