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택건설업 신규등록 건수 14년 만에 최저치
건설사 76.4% “이자비용 부담으로 어려움 느껴”

고금리 현상 지속과 공사비 부담으로 주택경기가 잔뜩 웅크리게 되자 지난해 주택건설업에 새로 뛰어드는 업체 또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작년 주택건설업 신규등록 건수는 총 429건으로 전년(1086건) 대비 60%가 줄어들었다.
2021년 2191건에 달하던 주택건설업 신규등록 건수는 2022년 1086건으로 50%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도 감소한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떄인 2009년(363건) 이후 최저치다.
반면 주택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는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주택건설업 등록 자진반납 건수는 843건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이래 가장 많다.
주택건설업 등록 자진반납 건수는 부동산 활황기인 2020년까지만 해도 484건의 수준이었지만 △2021년 629건 △2022년 765건 △2023년 843건 등으로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고금리로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사업 여건도 나빠지면서 주택건설업에 뛰어드는 업체는 줄어든 반면,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는 늘어난 것”이라며 “주택건설업체들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건설업 신규 등록 건수가 대폭 급감한 요인은 고금리 현상 지속으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이 커서로 분석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고금리 현상과 원가 급등으로 건설업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며 “금리가 매우 낮던 부동산 활황기 시절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가 전년부터 이어지고 있어, 이자비용만 두고도 건설사들은 매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형사는 해외로 눈을 돌려 수익을 창출하는 등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국내 주택시장의 비중이 높은 중견사들은 이자비용을 내기에도 급급한 게 현실”이라며 “중소건설사들의 환경은 중견사들보다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500대 건설기업(102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76.4%가 현재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여유가 있다는 답변은 17.7%에 그쳤으며, 자금사정이 양호하단 답변은 18.6%에 불과했다.
평년과 비슷하다는 답변(43.1%)과 곤란하다는 답변(38.3%)이 주를 이뤘다.
자금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이 31.4%로 가장 많이 꼽혔고, 높은 차입 금리(24.5%), 신규 계약 축소(16.7%)가 그 뒤를 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건설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건설업계가 한계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중공기한의 연장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