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공공성 퇴색”…사업 원점 재검토·협의체 구성 제안

SPC “반복되는 업무방해 행위, 강력하게 법적 조치” 엄포

광주시도 “앞으로 행정 신뢰 떨어뜨리는 발언에 적극 대응”

▶ 광주 중앙근린공원(1지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공=EBN]

광주광역시 ‘중앙공원 1지구’ 사업 시공권을 두고 지분 다툼이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 최근 한양이 광주시와 특수목적법인(SPC) 측을 비판하며 새로운 협약을 제안했다.

이에 광주시와 SPC 측은 나란히 한양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공방은 한층 격화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전날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중앙공원1지구 민간특례사업의 선분양 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광주시와 사업자, 광주시민이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 재검토 후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한양은 “선분양 전환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강기정 시장의 의견에 적극 동의하며 환영한다”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위해선 광주시와 사업자, 광주시민 등의 주체가 참여한 가운데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시민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사회적 합의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합의의 기준은 후분양으로 전환하면서 부여한 특혜는 그대로 두고, 광주시가 이익을 회수하는 방식이 아닌 최초 실시계획 인가를 기준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해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자”며 “한양이 제시했던 ‘사업계획 변경 없는 선분양 제안’도 사회적 합의의 기준으로 포함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주시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한양컨소시엄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 SPC는 우빈산업과 롯데건설이 공모해 고의로 사업비 대출을 부도내고 우빈산업 지분을 무단으로 롯데건설로 빼돌리며 지역사 지분이 모두 소멸되는 등 한양컨소시엄에서 롯데컨소시엄으로 변질됐다고 한양 측은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는 “공모지침을 통째로 부정해 온 SPC가 선분양 전환을 위한 사회적 합의의 주체로 광주시와 협의에 나서는 것은 부당하다”며 “롯데컨소시엄이 등장하면서 공익사업인 본 사업의 공공성은 퇴색됐다. 롯데가 주도하는 대기업의 수익사업으로 전략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모지침을 중대하게 위반한 무자격자인 롯데컨소시엄은 본 사업의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하는 선분양 협의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며 비판했다.

▶ 광주광역시청 입구. [제공=EBN]

한양 측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과 관련한 광주시·SPC, 롯데컨소시엄 등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광주시와 SPC 측도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SPC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반복되는 업무방해 행위에 강력하게 법적조치 하겠다”며 “한양은 민선 7기에도 같은 주장을 해 당시 사업조정협의회를 열었으나 사실상 사업의 지연만 있었다”고 반박했다.

광주시도 명예훼손 등 법적 검토와 함께 앞으로 행정 신뢰를 떨어뜨리는 발언엔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는 “한양은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의 일부 주주 구성원으로 법적 대표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분율 변경 등 관련 소송의 당사자로서, 주주간 내부 분쟁을 마치 광주시 책임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시가 시민을 속이고 행정을 하고 있다’는 한양 측 주장은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양과 광주시·SPC, 롯데건설 간의 지분 다툼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5년여 전인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은 공모를 통해 한양컨소시엄이 따냈다. 한양컨소시엄은 대표주간사인 한양을 비롯해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파크엠 등으로 이뤄졌다.

이후 한양컨소시엄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라는 SPC를 세웠다. 지분은 한양 30%, 우빈산업 25%, 케이앤지스틸 24%, 파크엠 21%였다.

사달은 그로부터 2년 뒤인 2020년 6월 터졌다. 끝까지 함께할 것처럼 보였던 한양과 우빈산업 사이에 갈등이 생기며 사업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사업대상지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HUG의 주택보증을 받기 어렵게 된 영향이 컸다. 당시 한양은 선분양을, 우빈산업은 후분양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들 두 곳의 사업계획안을 살펴본 광주시청이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우빈산업의 손을 들어주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광주시청을 등에 업은 우빈산업은 한때 동지였던 한양을 뒤로 제쳐둔 채 2021년 4월 롯데건설과 비공원시설(아파트)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고,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또다른 컨소시엄 업체인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도 손에 넣으며 최대주주가 됐다.

또한 시공사 지위를 받은 롯데건설은 지난 10월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 설정을 통해 우빈산업의 주식을 가져오면서 사업 주관사로 올라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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