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LG의 '노조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기업의 대응책, 노사 갈등 봉합 여부의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외 안팎에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인도 공장 노동자가 한 달 간 파업을 전개하면서 무리한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올해 9월 인도 남부 항구도시 첸나이 인근 노재 삼성전자 공장에서는 최근 노동자 1500명이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조합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이번 파업은 약 한 달여만에 인도 타밀나두 주 당국이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봉합됐다. 인도 첸나이의 삼성전자 공장은 삼성이 인도에서 운영하는 공장 2곳 중 1곳이다. 가전제품을 생산하며 약 2000명이 근무 중이다.
국내에서는 전일부터 미뤘던 노사 갈등 봉합을 위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앞서 임단협은 7월말 교섭이 결렬된 바 있다.
이후 전국삼성전자 노조가 대표교섭권을 상실하고 3개월 만에 교섭권을 재확보하면서 전일부터 재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본교섭은 향후 2주간 3회 실시될 예정이다. 격주로 월요일 임금협상, 수요일 단체협약도 진행한다.
전삼노는 근무시간, 휴가, 복지 등의 직원 처우 개선과 함께 사업장 안전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주요 협의 쟁점은 3년치 임금협상이다. 노사는 이번 교섭을 통해 그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2023~2024년 임단협, 2025년 임단협을 모두 협상해야 한다. 지난해와 올해 2년치 임금 협약을 두고 지난해부터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만큼, 이번 본교섭도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번 교섭이 결렬되면 전삼노는 대규모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 명분은 생산차질이다. 다만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달성하면서, 사측과 노조의 입장을 좁히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LG도 연초 성과급을 두고 노사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올해초 회사 성과급에 불만을 제기한 LG에너지솔루션 노조는 트럭 시위를 전개했다.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노동조합은 9월말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사측에 임금 협상테이블 참석을 촉구하기도 했다. 해당 시위에는 LG엔솔과 LG화학의 공장이 있는 청주와 오창에도 노조원이 집결하면서 갈등이 확대됐다.
최근 LG이노텍에서는 첫 사무직 노조 ‘소통공감사무노동조합’이 출범했다. 사무직 노조는 생산직 노조에 이은 LG이노텍의 두 번째 노조다. LG이노텍 생산직 노조에는 전체 직원의 51%인 5365명이 가입하고 있다. 이에 따른 사무직 노조의 가입률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LG이노텍은 올해 연초부터 성과급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겪어왔다. 올해 1월 사측은 임직원 성과급을 기본급의 240%로 책정했고, 직원들은 반발에 나섰다. 지난해 성과급이 기본급의 705%였어서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상경 투쟁도 발생했다. 35년 만에 발생한 상경투쟁이었다.
노조 출범과 활발한 활동에 따라 사측 경영부담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노조 결성은 법적 권리지만, 업황이 호황이 아닌 상황에서는 기업 경영 활동 등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 실적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위해 일하는 근로자이지만 동시에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1명의 개인 입장에서 봤을 때 노조를 응원하는 마음도 있지만 동시에 아쉬운 부분도 있다”면서 “기업 경영 환경이 좋은 상황에서는 노조의 강경한 태도가 이해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경영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노사가 서로 양보하는 부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